경기도 부동산 시장에서 성남, 과천의 위상은 굳건하다. 4개월 연속 1위를 지켰던 과천 대신 지난달엔 성남 분당구 아파트 2곳이 경기도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아파트에 이름을 올렸다. 분당~수서간 도로 지하화와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노선 성남역 준공 등의 교통 호재가 두루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28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2월 도내에서 가장 비싸게 거래된 아파트 단지는 전용 84㎡ 기준 '봇들8단지휴먼시아(2009년 준공)'인 것으로 나타났다. 분당구 삼평동에 위치한 해당 단지는 GTX 성남역 개발 이슈의 영향을 받는 곳이다. 역까지 도보로 갈 수 있어서다. 성남역은 분당구 백현·이매동 일원에 조성되며 2024년 개통이 목표다.
2월 전용 84㎡ 기준 거래조사 결과
봇들8휴먼시아 '17억' 백현5 '16억'
도로 지하화·GTX-A 개통 '호재'
해당 단지 전용 84.92㎡ 14층은 지난달 14일 17억4천만원에 중개거래를 끼고 매매가 성사됐다. 동일 면적의 직전거래는 2019년 15억1천500만원(7층)이다. 3년여만에 동일 면적의 매물이 나와 매매로 이어진 것인데, 매매가 차이는 2억2천500만원이다. 비슷한 면적인 전용 84.5㎡는 지난 1월 16억1천만원(4층)에 거래돼, 지난 1월 경기도 최고가 아파트 2위에 이름을 올린 바 있다. → 표 참조

두 번째로 비싸게 거래된 아파트도 분당구에 소재했다. 동일한 시기에 준공된 백현동 '백현5단지휴먼시아'다. 지난달 7일 전용 84.73㎡ 8층이 중개거래를 통해 16억4천만원에 매매계약서를 썼다. 같은 면적의 이전 거래는 지난해 2월 20억원(10층)에 이뤄졌다. 업계에선 전보다는 매매가가 내렸지만, 부동산 침체기 속 비교적 하락 방어가 됐다는 평이다.
분당구의 한 공인중개사사무소 대표는 "판교신도시에 속하는 백현, 삼청동 소재 단지들은 이매동 등의 구도심 단지보다는 높게 거래됐던 곳으로 하락 방어도 동시에 됐던 곳"이라며 "분당~수서간 도로 지하화 사업도 올 6월 완공 예정이고, GTX 개통도 내년에 예정돼있는 만큼 급매물이 잘 안 나오는 추세"라고 했다.
3위 과천… 투기과열 해제 영향도
최근 3개월간 도내 아파트 최고가 1~3위는 대부분 성남, 과천에 있었다. 이 중 '준강남' 과천 아파트는 4개월 연속 경기도 아파트 매매가 1위 자리를 차지했었지만 지난 2월엔 두 계단 내려 3위에 올랐다. 부림동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2020년 준공)' 전용 84.99㎡ 10층이 16억원에 거래됐다. 동일 면적의 마지막 거래는 올 1월 13억8천500만원(1층)과 15억원(19층)으로, 이전 실거래가보다는 최소 1억원 이상 비싸게 거래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부동산 침체기 속에서도 이처럼 15억원 이상에 거래되는 아파트가 도내에서 꾸준히 나오는 데는 그간 투기과열지구로 묶였던 성남 분당, 과천 등이 올 1월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되는 등 규제 완화 영향 등으로 분석된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