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틈만 나면 블랙홀의 원리와 제임스웹 우주 망원경 같은 과학용어들을 유튜브에 검색해 시청하고, 관련 기사를 검색한다. SNS 알고리즘은 온통 우주로 도배돼 퇴근하면 침대에 누워 우리은하부터 안드로메다은하까지 광활한 천체들을 탐험하는 시간을 갖곤 한다.
과학에 빠지게 된 건 '언제나 완벽한 이론은 없다'는 과학의 속성 때문이다. 새로운 학설이 나오면 반증이 뒤따르고, 그 사이에 또 다른 주장과 반론이 반복되면서 과학은 발전한다.
가령 현재는 비과학적인 주장임이 입증된 '지구는 우주의 중심에 멈춰있고, 지구를 중심으로 모든 천체가 원을 그리며 회전한다'라는 천동설은 역설적이게도 갈릴레오 갈릴레이가 지동설을 떠올리게 하는 지대한 역할을 했다.
이처럼 과학자들은 '언제나 내 주장이 틀릴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반증을 받아들이고, 학설의 폐기를 자연스러운 과정으로 인정하며 과학혁명을 이끌고 있다.
반면 과학과 함께 우리 삶의 큰 일부를 차지하는 정치는 어떨까.
내 말이 맞고 네 말은 틀리다. 정당 정파에 따라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혐오의 정치'는 정부와 국회가 민생 회복을 위한 정상적인 기능을 하지 못하도록 마비시키고 있다.
혐오의 정치는 우리 사회에도 파고들고 있다. 국민들은 세대, 남녀, 지역 갈등 등 단순히 주장뿐 아니라 이제는 서로의 존재조차도 부정하는 극단의 사회로 흘러가고 있는 실정이다.
'언제나 내가 틀릴 수 있다'는 과학적 사고는 인류의 진보를 가져왔다. 우리가 과학을 좋아해야 하는 이유이자, 지금 가장 과학이 필요한 시점이지 않을까.
/고건 정치부 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