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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시 권선구 롯데백화점 수원점 주차장 부지에 대형 웨딩홀이 착공돼 지역 소규모 웨딩업계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사진은 오는 12월 완공 예정인 수원역 인근 대형 웨딩홀 부지 전경. 2023.3.30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수원역과 롯데백화점·AK플라자 부근 초역세권에 매머드급 대형예식장 건축 공사가 진행 중인 것을 두고, 지역 예식업계는 물론 인근 소상공인들이 상권 잠식과 교통 체증 등을 우려하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수원시와 예식업계 등에 따르면 수원시 서둔동 389번지 부지에 연면적 7천968㎡ 규모의 A 예식장(문화및집회시설)이 올해 완공을 목표로 공사를 진행 중이다. 인천 송도 소재 B 예식장이 건축주 KCC로부터 임대를 받아 지상 3층 건물에 4천297㎡ 규모 웨딩홀 2개 홀을 지어 운영할 예정이다.

4297㎡ 규모 2개홀 올해 완공 목표
웨딩홀비대위 "폐업 수순 불보듯"
교통문제 등 소상공인들도 '반발'


이 사실이 알려지자 수원 지역 예식장들이 업계 고사를 우려하며 집단 반발 목소리를 내고 있다. 통상 수원의 웨딩홀이 661㎡~1천322㎡의 중소형 규모인 점을 고려할 때, 대형 웨딩홀이 등장하면 경쟁조차 어려워 '예식 쏠림'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수원 지역 웨딩홀 16개 업체가 꾸린 수원웨딩홀비상대책위(비대위)는 "출산율 감소와 코로나19 때 식수제한 등 예식 통제로 수원에서만 5곳 예식장이 문을 닫았다"며 "내내 어려움을 겪다 이제야 매출 회복을 꾀하는데, 이렇게 되면 폐업 수순은 불 보듯 뻔할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교통 대란과 주차난 등에 대한 우려도 끊이지 않고 있다. 건축 허가 전 KCC가 교통영향평가 과정에서 예식장 2개 홀의 법정 주차대수(총 136대)를 넘는 260대 정도 주차면 건립 계획을 밝혔지만, 턱없는 숫자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의견이다.

비대위는 "A 예식장의 규모보다 작은 송도 B 예식장 홀 식수보증인원이 300명인데, 예식이 앞뒤로 맞물리는 시점을 예상하면 '주차대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오는 주말 예식장 건축 현장 인근에서 피켓 시위 등으로 반발 목소리를 낸다는 계획이다.

교통 체증 우려는 예식업계뿐 아니라 인근 소상공인들 사이에서도 나온다. A 예식장 인근 사거리와 고가도로는 권선구 내 상습 교통 체증 지점 중 하나로 꼽힌다. 롯데백화점과 AK플라자 수원 등을 오가는 차량으로 주말이면 가뜩이나 도로가 차들로 빽빽한데 교통 문제가 더 심화할 것이란 걱정이다.

송철재 권선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부지가 웨딩홀로 결정되기 이전에도 이곳을 오가는 소상공인들의 불편이 컸다. 지역 상권과의 마찰로 사업 변경도 있었던 곳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수원시도 업계의 반발 목소리를 인지하고 대응 방안을 찾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관련) 민원도 접수됐고, 웨딩홀 건립 부지 주변이 교통 불편이 있는 곳이란 걸 알기 때문에 주차 공간 확보 등에 대해 KCC 측에 구체적인 대응책을 요청한 상황"이라며 "4월 초쯤 현장에 직접 나가 교통 문제의 심각성도 살펴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