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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오전 경기도청 다목적회의실에서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도정 열린회의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2.23 /경기도 제공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최근 벌어진 'KT 경영 공백 사태'를 두고 "KT에 대한 인사 간섭은 관치경제를 넘어 '권치경제'의 민낯을 보여주고 있다"고 윤석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을 직격했다.

김 지사는 31일 자신의 SNS에 올린 '국민기업 KT는 권력의 전리품이 아닙니다'라는 글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지사는 "오늘 KT 주주총회가 열렸다. 사외이사 한 명만 남은 채로 사실상 이사회가 해체됐고 경영공백의 장기화가 불가피하다. 이 모든 사태를 초래한 것은 정부, 여당의 개입"이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과거 중앙정부에서 공공기관을 총괄하는 역할을 했던 저의 경험을 비추어 볼 때 참으로 개탄스러운 일이다. 공공기관이 아닌, 이미 민영화된 기업의 인사를 정부, 여당이 개입하는 것은 '민간주도경제'가 아니라 '민간압박경제'"라고 덧붙였다.

최근 구현모 대표이사와 윤경림 차기 대표 후보가 잇따라 사퇴하면서 경영 공백에 놓인 KT 사태를 두고 정부, 여당을 향해 김 지사가 날을 세운 것이다. 여기에 이날 KT 사외이사 재선임에 도전하려 했던 현직 사외이사 후보 3인도 동반 사퇴를 결정했다.

이에 김 지사는 "윤석열 정부가 말하는 자유와 공정의 실체는 무엇인가"라며 "KT의 경영진은 측근이나 공신을 챙기기 위한 자리가 아니다. KT는 제4차 산업혁명시대에 ICT 산업 분야를 선도할 대한민국 중추 기업이다. '정부리스크'로 발목이 잡히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고 우리 경제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KT 경영공백사태에 "민간압박경제, 관치경제 민낯" 尹·여당 직격
정부 입김 작용하는 '낙하산 인사' 지적 "인사개입 손떼라" 촉구


KT그룹은 민영화로 민간기업이 됐지만, 대주주인 국민연금공단의 입김 탓에 정권 교체기 때마다 친 정권 인사가 기용되는 문제가 반복적으로 일어났다. 이 때문에 최근 경영 공백 사태를 두고 경영진과 정치권을 향한 비판 목소리가 나왔다.

그동안 김 지사는 윤석열 정부가 지나치게 시장에 개입하고 있다며 우려를 밝혀왔는데, 여기에 더해 이번 KT 사태까지 벌어지자 정부와 여당이 시장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김 지사는 "더 걱정스러운 것은 정부가 시장에 보내는 신호다. 시장과 기업은 정부의 메시지와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잘못된 정책 시그널, 예측 불가능하고 일관되지 않은 메시지는 시장을 크게 혼란 시킨다"면서 "이번 KT 인사개입은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정부, 여당은 이제라도 KT 인사와 경영에서 손을 떼라"고 부연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