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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 건설경기 성수기를 맞았지만 시멘트 생산량이 줄어들면서 경기도내 건설현장에 시멘트 공급 대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일 오후 화성시 한 시멘트 공장 인근에 레미콘 차량이 주차돼 있다. 2023.4.2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혹한기인 경기도 건설·부동산 시장에 조금씩 훈풍이 불고 있다. 지난 2월 아파트 매매 거래량과 건설 수주액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시멘트 수급난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회복 조짐을 보이는 경기도 건설 경기에 찬물을 끼얹을 가능성 등도 제기된다.

한국부동산원 부동산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경기도에서 매매 거래된 아파트 가구 수는 7천913가구였다. 이는 지난 1월(4천93가구)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지난해 2월부터 올 2월까지 최근 1년새 가장 거래량이 많은 것이기도 하다.

경기도 2월 아파트 7913가구 거래
지난달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5월 7천414가구를 기록했지만 같은 해 6월 5천460가구로 급감한 후 8월부터는 3천가구 가량으로 떨어졌다. 최근까지도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지다가 지난 2월 급증한 것이다. →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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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대출 규제가 완화되고 금리 상승세가 주춤한 점이 거래 회복세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지난달 31일 기준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3.66%대까지 낮아졌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3%대를 기록한 것은 1년여만이다.

같은 달 경기도 건설업체들의 수주액도 증가했다. 경인지방통계청의 '2023년 2월 수도권 시도별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경기도의 건설 수주액은 4조6천375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56.2% 증가했다. 공공 부문에선 2.3% 늘었지만 민간 부문에서 무려 73.8%가 증가했다.

주택 신규 건설과 재개발이 늘어나면서 수주액이 증가했다는 게 경인지방통계청 설명이다. 같은 수도권인 인천·서울지역의 건설 수주액이 각각 21.2%, 76.1% 하락한 점과 비교하면 대조적인 결과다.

건설 수주액도 1년 새 56.2% 늘어
회복 조짐 속 수급난 변수 떠올라


이에 더해 주택 인허가 실적도 증가했다.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3년 2월 주택 통계'에 따르면 경기도의 지난 2월 주택 인허가 건수는 7천297건으로, 전년 동월 대비 64.9% 늘었다.

미분양 주택이 속출하고 착공·분양 실적은 꾸준히 감소세를 보이는 등 여전히 전반적인 건설 경기는 좋지 않지만 이런 가운데 회복의 조짐을 보인 것이다. 국토부의 2월 주택 통계에서 경기도의 주택 착공 실적은 6천880건으로 1년 전보다 29.5% 감소했다. 분양 실적은 전년 대비 56%가 줄었고, 미분양 주택은 7천288가구로 1년 전(1천862가구) 대비 4배 가까이 증가했다.

건설·분양 성수기인 봄철을 맞아 분위기가 조금 더 나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시멘트 수급 어려움이 변수로 떠올랐다. 늘어난 수요, 시멘트 업체의 설비 교체 등과 맞물려 수도권 건설 현장을 중심으로 시멘트 수급난을 호소하는 추세다.

한국시멘트협회는 수급 논란과 관련, 입장문을 통해 "지난해 말 화물연대 운송거부 사태 후 공사 이월 물량이 있고, 따뜻한 기온 탓에 착공을 확대하는 현장이 늘어나 시멘트 수요가 증가했다"며 공급량 확대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