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서울모빌리티쇼가 진행 중인 3일 오후 1시께 고양시 킨텍스 제1전시장.
출구 앞에서 로봇 개 '비전60'이 30여 명의 관람객 앞에서 한껏 재롱을 부렸다. 중형견 크기의 4족 보행 로봇인 비전60은 사진을 촬영하던 관람객에게 성큼 뛰어가거나, 몸을 자유자재로 꼬면서 아양을 떨었다. 장착된 음성 시스템으로 실제 개처럼 울음소리를 내기도 했다. 비전60은 미국의 고스트로보틱스테크놀로지가 개발했으며, 현재 방산·경비 부문에 투입되고 있다.
'비전60' 실제 개처럼 재롱… VR로 부산시 전역 'UAM' 비행 체험
자율주행 배송·전기차 충전 로봇도… 3일만에 19만명 관람 '성황리'
같은 시각 SK텔레콤 전시 부스에선 10여명의 관람객이 도심항공교통(UAM) 체험을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었다. 대형 로봇팔에 탑승해 VR 장비를 끼고 4분 동안 부산시 전역을 비행하는 체험이었다. 360° 좌우 회전은 물론, 상·하로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로봇팔 덕에 관람객은 놀이공원에 온 듯 연신 환호성을 질렀다. SKT는 2025년까지 해당 UAM을 서울시 일부 지역에서 상용화할 수 있도록 계획 중이다.
고등학교 현장 체험차 방문했다는 김준용(19) 학생은 "미래형 교통수단을 타보니 재미도 있고 좋은 경험이었다. 자동차 말고도 여러 모빌리티를 보고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뜻깊은 행사 같다"며 소감을 말했다.
지난달 31일 개막한 2023 서울모빌리티쇼가 사흘 만에 관람객 19만여 명을 모으는 등 연일 성황을 이루는 가운데, 자동차뿐 아니라 로봇과 UAM 등 뉴모빌리티 분야에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서울모빌리티쇼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이번 행사에 뉴모빌리티 분야에 참가한 기업은 모두 9개다.
이들 기업은 로봇, UAM, 개인용 비행체(PAV) 등 주로 미래형 모빌리티를 선보였다. 뉴모빌리티 시장이 성장하고 있는만큼 모빌리티쇼에도 변화가 생긴 셈이다.
기존 완성차 브랜드도 전시 부스에 공간을 만들어 자사 로봇을 선보였다. 현대자동차가 대표적인데, 신차뿐 아니라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과 배송 로봇도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함께 공개했다.
충전 로봇은 외팔형 로봇 형태로, 사람 대신 초고속 충전기 케이블을 들어 직접 주유한다. 운전자가 주차만 하면 알아서 로봇이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식이다. 배송 로봇은 카메라 센서 기반으로 자율주행을 하며 스스로 최적 경로를 찾아 모든 방향으로 자유롭게 움직인다.
경기도내 기업으론 부천시 소재 실내·외 물류 수송용 자율주행 로봇 플랫폼 업체 드라이브텍이 참가했다.
드라이브텍은 지난해 개발한 3세대 물류 로봇 FAEV를 중점적으로 소개했다. 소형 전기차 기술을 기반으로 로봇 기술과 자율주행 기술을 결합해, 다양한 산업에 적용할 수 있다는 게 드라이브텍 설명이다. 2022 로보월드 어워드에서 올해의 제품상, 2022 한국전자전(KES)에서 테크솔루션 부문을 수상하기도 했다.
최윤용(57) 드라이브텍 대표는 "관련 업체나 모빌리티쇼 관람객들이 FAEV 기술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뉴모빌리티 산업은 모든 기술이 모이는 하나의 집약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