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정복 인천시장이 지난해 8월 발표한 '미래지향적 행정체제 개편안'이 마무리 단계다. 인천시는 주민 설명회, 여론조사, 시의회 의견 청취 등을 거쳐 이르면 5월 중 행정안전부에 (가칭)'인천시 검단구, 제물포구 등 3개구 설치에 관한 법률제정안'의 정부 입법을 건의하려고 준비 중이다. 연내 법률안 국회 상정, 통과를 목표로 삼고 있다. 2026년 상반기 현행 '2개 군 8개 구' 체제를 '2개 군 9개 구' 체제로 변경 시행하는 게 골자다.

1995년 3월 현행 군·구 체제가 확정, 시행된 후 28년이 지난 행정체제 개편은 생활권과 행정권의 불일치를 조정하고 현실화한다는 측면에서 큰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인천국제공항을 낀 영종도는 분구를 통해 현재 바닷길 건너 위치한 행정기관과의 접근성을 높이면서 물류, 관광, 국제도시를 중심으로 한 특화행정을 펼칠 수 있다. 경인아라뱃길을 사이에 두고 북측에 있는 검단지역 역시 '검단구' 신설로 인천 북부권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맞춤형 행정이 가능해진다.

행정체제 개편이 불러올 유·무형의 불이익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는 일이 시의 과제다. 한 예로 최근 서구지역 설명회에서는 경인아라뱃길 인천터미널물류단지 입주 기업 64%가 검단구 분구 이후 수도권정비계획법상 성장관리권역에서 제외돼 각종 세제 혜택에서 빠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수도권정비계획법 소관 부처인 국토교통부 역시 행정체제 개편으로 인한 법령을 개정한 사례가 없어 명확한 답변을 내지 못하는 상황인 만큼 당사자인 인천시가 이 문제를 주시하면서 해결책을 도출해야 한다.

시의 당면 과제는 신·구도심 격차 해소다. 행정체제 개편으로 신설되는 영종구와 검단구 그리고 검단구를 제외한 서구는 각각 영종국제도시, 검단신도시, 청라국제도시 등 신도시를 품고 있는 자치구다. 반면 영종구를 제외한 중구와 동구가 합쳐질 제물포구는 인구 10만명에 불과한 구도심으로 통합 이후 재정자립도를 걱정해야 할 처지이지만, 유 시장 공약인 '제물포 르네상스'는 말 그대로 구상단계에 머물러 있다.

행정체제 개편 이후 제물포구에 속하게 될 주민 입장에서 무엇이 좋아지는지 인천시가 구체적인 청사진을 내놓아야 한다. 인천의 다른 지역보다 발전 속도가 더뎌 침체된 제물포구가 빛을 발할 수 있도록 인천시는 적극 지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