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오후 5시께 평택의 한 초등학생 A군은 하굣길에 사 온 컵라면을 어디서 먹을지 아파트 단지 내 적당한 장소를 찾고 있었다.

이후 앉아서 먹기 적당해 보이는 아파트 1층 필로티(건축물 하단부에 기둥을 세워 만든 빈 공간)가 눈에 들어왔고, 또래 친구 한 명과 함께 자리를 잡고 컵라면을 먹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단지 그곳에 앉아있었던 게 화근이었다. 수상한 남성이 다가와 A군을 급습했다. 남성은 흉기로 A군 목 부위를 다치게 한 뒤 홀연히 떠나버렸다. 놀란 친구는 황급히 A군 어머니에게 전화해 이를 알렸다.

어머니의 신고를 받은 경찰이 신속히 출동했지만 남성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상태였다. A군은 중상을 입었으나 다행히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현재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평택경찰서는 목격자 진술과 인근 CCTV 등을 조사해 범행 발생 15시간여 만인 4일 오전 8시33분께 용의자 B군을 긴급 체포했다. B군은 10대 남성인 고등학생이었다. 다친 A군과는 일면식도 없는 관계였다.

B군은 경찰 조사에서 "갑자기 화가 나서 그랬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B군에겐 정신질환 치료 전력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어쩌다 흉기를 소지하고 다녔는지, 왜 알지도 못하는 A군을 다치게 했는지 등 범행 경위를 두고 여전히 의문점이 남아 있다.

경찰은 이날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된 고등학생 B군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1차 조사에서는 화가 나 주머니에 있던 흉기를 우발적으로 꺼내 범행 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며 구속이 되면 추가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