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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시 오봉역에 시멘트를 실은 열차가 멈춰 있다. 2022.11.8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시멘트 수급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경기도내 건설현장 곳곳에서 셧다운 위기마저 우려하는 가운데(4월3일자 2면 보도=건설 성수기 '시멘트 대란'… 수도권 현장 중심 셧다운 우려), 시멘트 업계에선 수급난을 초래한 원인 중 하나로 화물열차를 거론하고 있다. 최근 코레일(한국철도공사)이 화물열차를 감축하고 연한이 다된 열차의 교체 작업을 미뤄 시멘트 운반에 공백이 생겼다는 주장인데, 코레일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6~7월 공급량 최대 42% 줄어들듯… 업계 "수익성 개선 위해 횟수 축소"
코레일 "오히려 수도권 운행 5회 확대·화차 제작 사전 유도" 전면 반박


5일 시멘트 업계에 따르면 지난 1~2월 누적 시멘트 출하량은 700만t에 달했지만, 시멘트 업체의 친환경 설비 개조 작업과 킬른(소성로) 보수 작업 등 때문에 공급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오는 6~7월엔 공급량이 42%까지 줄어 최악의 경우 경기도 건설현장 곳곳이 가동을 중단할 것이라는 관측마저 나오고 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선 시멘트 수급난은 공급 문제에 더해, 화물열차가 한 요인이 된다고 주장한다. 시멘트는 지방 생산기지에서 만든 뒤 화물열차를 통해 유통기지 등으로 이송한다. 그런데 최근 코레일 측이 시멘트를 수송하는 화물열차의 운행 횟수와 운행량을 일방적으로 줄였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코레일은 지난달 화물열차 운행 관련 개편을 통해, 운행률이 저조한 화물열차 1개를 폐지하고 운행 가능 횟수와 수량을 일부 축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선 코레일이 사용연한이 다된 화물열차의 교체 작업을 미루는 부분도 시멘트의 원활한 수급에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한다. 화물열차는 일반적으로 30년 정도 사용 가능하다. 30년이 지나면 안전을 위해 새 열차로 교체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교체 작업은 대략 2~3년 정도 소요된다. 그런데 코레일이 교체될 열차를 미리 발주하지 않고, 기존 열차의 연한이 지나서야 새 열차를 발주하기 때문에 그 기간 공백이 불가피해진다는 게 업계 주장이다. 이런 점 때문에 시멘트를 수도권으로 운반하는 화물열차 수가 부족해져서 시멘트 대란으로 이어진다는 얘기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코레일이라는 공기업이 수익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로 화물열차 수와 운행횟수를 일방적으로 줄이고, 미리 진행할 수 있는 화물열차 교체작업도 연한이 다 돼야만 작업을 진행해 공백이 생기게끔 방치한다. 시멘트 운반만 많이 돼도 수도권 시멘트 대란은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코레일 측은 이를 전면 부인하고 있다. 지난달 화물열차 개편 시 일부 열차를 폐지한 것은 맞지만 오히려 수도권 3개 열차에 대해서는 운행요일을 주 16회에서 21회로 확대했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시멘트 화물열차 제작 지연 문제에 대해선 2017년부터 관련 업체 간담회를 14차례 개최해, 화물열차 제작을 미리 유도하고 있다는게 코레일 측의 설명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운행률이 저조한 일부 구간을 폐지했지만, 시멘트 수송은 대체 수송을 통해 무리없이 진행했다. 수도권 열차에 대해선 운행요일을 확대해 수송량을 증대시키고 있다. 화물열차 교체와 관련해선 화물열차를 소유하고 있는 업체의 내부 사정으로 제작 결정이 지연됐을 뿐, 연한 도래에 따른 문제점을 수시로 논의하고 있다. 코레일이 수익을 위해 일방적으로 열차 운행을 축소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