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5대 하천 생태복원사업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인천 주요 하천에 물놀이가 가능한 구간을 만들겠다는 구상인데, 수질과 비용이 관건이 될 전망이다.

5일 인천시에 따르면 최근 '5대 하천 생태복원 추진 TF'를 구성해 오는 10일 첫 회의를 앞두고 있다. 5대 하천 생태복원사업은 민선 8기 인천시의 환경분야 주요 공약 중 하나로, 굴포천·승기천·장수천·공촌천·나진포천 등 5개 하천을 물장구치고 헤엄칠 수 있는 수준으로 복원하는 사업이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선거과정에서 "굴포천·승기천 등 5대 하천을 아이들이 물놀이할 수준의 냇가로 복원하겠다"고 약속했다. → 위치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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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도심 하천은 저수지·호수 등으로부터 자연적으로 발생한 것이 아닌, 하수처리장에서 나오는 재이용수를 끌어와 유지하고 있다. 하수처리장에서 방류되는 하수를 재처리해 하천물로 쓰는 것이다.

인천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지난달 기준 인천 5대 하천 수질 등급은 3~5등급 수준이다. 경관상으로는 문제가 없지만, 사람이 직접 물놀이할 수준의 수질은 아니라는 게 인천시 설명이다. 


인천 방류하수 재처리 3~5등급
상수 등 끌어올땐 천문학적 예산


인천시는 하천 전체 구간의 수질을 개선하는 건 어렵다고 보고 있다. 하천 수질을 인체에 무해한 정도로 만들려면 인천시가 수돗물(상수)이나 한강 원수 등을 끌어와야 한다. 상수와 한강 원수는 각각 단가가 정해져 있어 물을 사용하는 만큼 상수도사업본부·수자원공사에 요금을 내야 한다.

하천 유지용수를 상수·한강 원수 등으로 바꿀 경우 천문학적인 예산이 들 수 있다. 현재의 하수처리장 재이용수는 방류된 물을 재활용하기 때문에 별도의 비용이 필요 없다.

인천시는 하천의 일부 구간에만 소규모 물놀이 시설을 조성할 방침이다. 인천시는 우선 굴포천과 승기천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하며 경제성을 검토할 예정이다. 이미 생태하천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굴포천은 전체 사업 구간 중 부평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부흥로까지 1구역(400m)이 대상이다.

인천시는 1구역의 절반 정도인 200m 구간에 하수처리장 재이용수가 아닌 다른 방식으로 하천 유지용수를 끌어오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정수시설 등 하천별 최적안 구상
市, 5대하천 TF 구성 10일 첫회의


인천시는 승기천 기본·실시설계 용역을 위해 추가경정예산안에 20억원을 편성한 상태다. 예산이 반영될 경우 물놀이 시설을 만들기 적합한 구간 설정과 수질 개선 방안 등이 용역에서 다뤄질 전망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상수 등 다른 물을 끌어오는 데 드는 비용이나 구체적인 방법은 기본·실시설계를 하면서 검토해야 한다"며 "정수시설이나 순환시스템을 설치하는 방안도 전문가들과 함께 구상하고 있다. 하천별로 최적의 방안을 찾아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혜자 인천하천살리기추진단 사무처장은 "시민들이 같이 호흡할 수 있는 공간은 하천밖에 안 남았다. 하천의 일부 구간을 활용해 물놀이 시설을 조성하면 만족도가 높을 것"이라며 "다만 물을 어디서 가지고 오느냐, 어떤 물을 쓸 것인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물놀이를 하려면 상수를 끌어다 쓰는 게 가장 좋긴 하지만 비용문제가 있다"며 "끌어온 상수나 한강 원수를 사용하고 난 후 순환시켜 재활용한다면 비용 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