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학원가에서 '마약 음료 시음회'를 벌인 것도, 검찰이 지난 7개월 간 대대적 수사로 잡아들인 '조직적 마약 공급·판매·유통사건' 범인들도 대부분 다름 아닌 10~20대 청소년의 소행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래 친구들이 등하교하던 학원가에서, 비슷한 연령대 이용자가 대다수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같은 청소년끼리 마약 범죄를 저지르고 당한 셈이다.
실질적 배달·공급 거의 청소년
학원가·SNS 통해 범죄 저질러
또래 친구들이 등하교하던 학원가에서, 비슷한 연령대 이용자가 대다수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등에서 같은 청소년끼리 마약 범죄를 저지르고 당한 셈이다.
실질적 배달·공급 거의 청소년
학원가·SNS 통해 범죄 저질러
9일 수원지방검찰청(형사 6부)이 지난해 9월부터 올해 3월 말까지 여러 차례에 걸쳐 총 1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밝힌 조직적 마약 공급·판매·유통사건 범인 일당들은 마약 보관을 맡았던 이른바 '창고장' 2명(39·46세, 지난해 9월 및 11월 구속기소)을 제외하고는 전부 10~20대였다.
불법 대량 판매될 마약을 이들 창고장에게 공급한 3명(지난 1월 9일 구속기소)은 각각 25세, 22세, 21세, 마약 배달을 담당하다 지난해 11월 구속 기소된 3명(26세 2명, 21세)은 모두 20대 청년이었다. 마찬가지로 같은 조직 내 배달 등 유통을 맡았다가 올해 3월 29일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진 이른바 '드랍퍼' 일당 5명은 1명(21세, 올해 3월 구속기소)을 뺀 나머지가 10대(19세 2명, 18세, 17세)다.
대량의 마약을 불법 보관하던 2명의 창고장 이외에 매수자에게 판매 및 간접적으로 배달하거나, 공급해오는 등 실질적 조직 범죄 행동은 전부 10~20대 청소년이 담당했던 것이다.
이렇게 이들 일당 13명이 밀수·유통한 마약은 야바·엑스터시·MDMA 등 2천429정을 포함해 액상대마(5천373g)와 합성대마(8천120㎖) 및 대마초, 필로폰, 케타민 등 다양하다.
최근 수많은 10대 청소년들이 드나드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의 학원가에서 기억력, 집중력 강화제 등을 빙자한 '마약 음료 시음회'를 열었다가 지난 5~6일 경찰에 체포되거나 자수한 일당 4명도 40대 여성 1명을 제외하고는 20대였다.
이에 10~20대가 주축을 이룬 마약범죄사례가 잇따르면서 점차 청소년 사회까지 마약 접근성 문턱이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고등학생 자녀를 두고 성남에 거주하는 A씨는 "마약 범죄 적발이 하루가 멀다 하고 나오는데 관련 처벌을 강화해 마약 범죄에 대한 본보기를 보여 청소년들이 섣불리 엄두도 못 내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원지검 관계자는 "텔레그램 등 SNS의 익명성·비대면성을 이용한 마약류 유통 범죄가 급증하고 있고 SNS 주 이용자인 10~20대 젊은 층이 범죄에 가담하는 실정"이라며 "앞으로도 마약류 밀수·유통사범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하고 국내외 기관과 긴밀히 공조로 해외 마약류의 국내 유입과 유통을 원천 차단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준석·조수현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