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큰기사 뿌리산업 서구 주물조조업체 광희
사진은 한 주조기업에서 근로자들이 대형 선박용 엔진 부속을 만들기 위해 용광로로 녹인 쇳물을 거푸집 사이로 붓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시흥 시화공단에서 열처리 회사를 운영하는 박모(55)씨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기요금 인상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열처리 업종은 24시간 공장을 가동하기 때문에 전력 사용량이 많아 공공요금이 조금만 올라도 회사 매출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어서다.

박씨는 "전기료가 1원만 올라도 열처리 업계는 휘청거린다. 전기요금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지만 업계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없으면 해당 산업은 모조리 망할 것"이라고 호소했다.

정부의 공공요금 인상 여부 결정을 앞두고 경기도내 뿌리산업 기업들이 긴장하고 있다. 업계 특성상 에너지 사용 비용이 지출의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만큼, 최근 상승한 공공요금 부담에 회사의 존폐를 걱정하는 수준에까지 이르렀다.

뿌리산업이란 주조, 금형, 용접, 열처리 등의 공정기술을 이용해 제품의 형상을 제조하고 특수 기능을 부여하는 기초공정산업이다. 모든 제조업의 근간이 되는 기초산업으로 그 중요도가 크지만, 정작 뿌리산업 기업들의 어려움은 커지고 있다. 

업계 특성상 에너지 사용 비중 높아
독일·프랑스·영국 등 할인 정책 시행
정부 차원 특단의 '지원 대책'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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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한국전력공사 전력관리처에서 관계자들이 전력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전력수요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모습. /경인일보DB

 

최근 고충 요인은 공공요금 인상이다.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 뿌리산업 관련 기업들은 지난해 전기요금이 20%가량 인상되면서 매달 1억~2억원대의 추가지출이 생겼다. 1년으로 환산하면 20억원 가량의 요금을 더 납부한 것이다. 이로 인해 수익은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올해 전기요금이 추가로 인상되면 산업 전체가 크게 흔들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가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 인상을 고심하는 가운데, 업계 관계자들은 뿌리산업 기업들을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을 한목소리로 외치고 있다.

실제로 독일, 프랑스, 영국 등은 최근 에너지 가격 폭등으로 경영 위기를 겪는 중소기업을 위해 에너지 요금을 할인하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요금의 3.7%를 전기 사용자에게 의무적으로 부과하는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까지 더해져, 중소기업들의 부담은 더욱 큰 상황이다.

김종하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지역본부장은 "뿌리산업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근간이자 국가경쟁력 확보를 위한 필수적인 사업이다. 이들 기업을 살리기 위해 전력산업기반기금 부담금 납입 부담 완화와 중소기업 전용 전기 요금제 신설 등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