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폭스(mpox, 원숭이 두창)의 국내 6번째 확진 환자가 발생했다. 이번 환자는 해외 여행력이 없는 국내 감염자로 질병관리청은 감염 경로와 접촉자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5명의 환자는 해외유입 연관성이 있는 환자로 모두 합병증 없이 퇴원했고, 접촉자 중 추가 확진자는 없었다. 이에 방역 당국은 엠폭스의 지역 사회 확산 억제를 위해 국민과 의료계에 협조를 당부했다.
제2급 감염병인 엠폭스는 원숭이두창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급성 발열과 발진성 질환이다.
1958년 코펜하겐 국립혈청연구소가 사육 원숭이에게서 처음으로 발견된 이 질병은 1970년 DR콩고에서 첫 인간 감염사례가 나왔으며, 이후 중앙과 서부 아프리카의 농촌 열대우림지역에서 주로 발생했다. 2022년 5월 이후에는 비풍토국인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유행하며 감염사례와 발생지역이 확대됐고, 같은 해 6월 국내 첫 확진 사례가 보고됐다.
1958년 원숭이서 발견… 2022년 5월 이후 유럽·북미중심 유행
동물·사람 공통 감염병… 혈액·체액과 직간접 접촉 통해 전파
발열·두통 이후 얼굴·입 등에 발진… 면역저하자 등 중증위험
엠폭스는 인수공통감염병으로 바이러스에 감염된 동물, 감염된 사람 또는 바이러스에 오염된 물질과 접촉할 경우 감염될 수 있다. 또 감염된 동물·사람의 혈액이나 체액과 직간접 접촉, 감염 환자의 체액이나 병변이 묻은 옷 등을 통해서도 전파가 가능하다.
잠복기는 평균 6~13일이다. 발열, 오한, 피로, 두통, 호흡기 증상 등이 나타나며 보통 1~4일 후에 발진 증상이 나타난다. 발진은 얼굴, 입, 손, 발, 가슴, 항문생식기 근처 등에서 보인다. 대체로 반점부터 시작해 여러 단계로 진행되며, 초기에는 뾰루지나 물집처럼 보일 수 있으며, 통증과 가려움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2022년 이후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발생 중인 서아프리카 계통 엠폭스는 대부분 2~4주 후 자연 치유되며, 치명률은 1% 미만으로 보고됐다. 다만 면역저하자나 8세 미만 소아, 습진 병력, 임신 및 모유 수유자에서는 중증도가 높을 수 있다.
엠폭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감염자 또는 의심증상자와의 직·간접적 접촉을 피하고 손 씻기 등 개인 위생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엠폭스 발생국을 여행하는 경우에는 바이러스를 보유할 수 있는 동물과의 접촉을 피한다. 의심증상이 발생했을 때는 관할 보건소(또는 질병관리청 콜센터 1339)로 신고해 안내에 따르고, 진단 전까지 쓰레기와 침구 등을 별도로 관리하며 주위 사람들과의 접촉을 삼가야 한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해 7월 엠폭스에 대해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를 선언했다. 또 원숭이 두창이라는 명칭이 차별을 유발할 수 있다는 이유로 질환명에서 원숭이를 뺀다고 밝혔으며, 단계적 폐기를 위해 2023년까지 병기할 수 있도록 했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 일러스트/성옥희기자 oki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