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임 소방관 극단적 선택 내몬 상사, 징역 1년6월 실형 선고… 검찰, 항소

법원 입구 모습. /경인일보DB

지난해 4월 극단적 선택에 이르고만 과천의 한 초임 소방관을 대상으로 과거 폭행 등 직장 내 괴롭힘을 일삼았던 상급 소방관에게 법원이 실형을 내렸다.

11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수원지법 안양지원 형사4단독 박형민 판사는 앞서 특수폭행 및 폭행 혐의로 기소된 전직 소방관 A(51)씨에게 징역 1년 6월을 선고했다.

박 판사는 "여러 하급자를 사실상 지휘하는 상급자 지위에 있었던 피고인은 소방공무원으로서 첫발을 내디딘 피해자에게 교육을 빙자해 인격적 모멸감을 느끼게 할 정도의 폭언과 모욕적 언사, 폭행 등을 지속했다"고 판시했다.

그러면서 "피해자 죽음이란 중대한 결과와 피고인 범행을 인과관계로 묶을 수 없으나 피고인의 행위들이 없었다면 스스로 삶을 마감하는 극단적 선택을 한 이유를 발견하기 어렵다"고 피해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실과 연관시켜 설명하기도 했다.

박 판사는 또 "수사 초기 때 누명을 썼다고 강변한 점, 소방 업무 특성상 엄격한 군기 확립이 필요하다며 행위의 정당성을 주장한 점 등을 고려하면 일부 범행을 자백하긴 했으나 참회의 모습이 그다지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즉시 항소했다. 수원지검 안양지청은 이날 "피고인이 재판에서도 범행을 부인하는 등 개전의 정이 없는 점, 직장 내 괴롭힘은 인격을 말살하는 중대범죄인 점, 유족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한 점 등에 항소심에서 엄히 처벌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원근·김준석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