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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산유국들의 감산 소식에 국내 유가도 다시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11일 오전 수원시내 한 주유소에서 휘발유가 ℓ당 1천749원에 판매되고 있다. 2023.4.11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주요 산유국들의 기습적인 감산 영향에 경기도에 휘발유 1천500원대 주유소가 자취를 감췄다. 연일 최저가를 기록하던 경유마저 다시 오름세다.

OPEC+ 116만 배럴 기습 감산에
휘발유 1일 1597 → 11일 1642원
경유도 이달 9일간 19.48원 상승


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경기도의 휘발유 평균 가격은 ℓ당 1천642.32원이다. 전날인 지난 10일 휘발유 평균 가격이 ℓ당 1천634.75원이던 점을 고려하면 7.57원 올랐다. 지난 1일(1천597.11원)과 비교하면 45.21원이 상승했다. 열흘간 40원 이상 오른 셈이다. → 그래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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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발유 가격이 치솟으면서 열흘 만에 경기지역에서 1천500원대에 휘발유를 판매하는 곳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 이날 기준 수원 팔달구 주유소 중 휘발유 가격이 가장 저렴한 곳이 ℓ 당 1천635원이었다. 영통구는 1천649원, 장안구 1천638원을 기록했다. 그나마 권선구에선 1천595원에 판매 중이었다.

ℓ당 가격이 1천700원을 돌파한 곳도 더러 있었다. 영통구의 한 SK에너지 주유소는 휘발유 가격을 ℓ당 1천734원에 책정했다. 장안구의 한 주유소도 ℓ당 가격이 1천847원이었다. 오피넷상에선 파주의 한 주유소가 휘발유를 ℓ당 2천원, 광주의 한 주유소가 1천999원에 판매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경유가격도 이달 들어 오름세다. 지난 2일 ℓ당 1천516.23원을 기록하며 최저가를 경신한 경유가격은 지난 10일 1천535.71원으로 9일간 19.48원 올랐다. 11일 오후 5시 현재 1천539.59원으로, 전날보다 3.88원 올랐다. 1천600원 안팎에 판매하는 곳도 적지 않았다.

도내에서 휘발유와 경유 가격이 나란히 오름세인 이유는 이달 초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OPEC+가 하루 116만 배럴 규모의 원유 감산을 발표해서다. 깜짝 감산 예고에 국제유가가 다시 들썩였고, 지난 6일 배럴당 84.57달러였던 두바이유는 10일 84.76달러로 0.19달러 오르기도 했다.

'유류세' 조치 따라 더 오를수도


앞으로 기름값이 더 오를 여지도 남아있다. 현행 휘발유와 경유엔 각각 25%, 37%의 유류세 인하가 적용되고 있다. 정부는 현행 유류세 인하 체계를 이달 말까지 적용한 후, 지금의 인하 폭을 유지할지 검토한다는 계획이다.

유류세 인하 조치로 세수가 5조5천억원 가량 줄어든 만큼 유류세 인하 조치를 연장하더라도 인하 폭은 축소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는데 다시 유가가 들썩이는 점이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만약 37%였던 경유 유류세 인하 폭을 휘발유와 동일하게 25%로 책정하면, 경유 가격은 ℓ당 최소 67원 인상될 전망이다.

/윤혜경기자 hyegyu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