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중소기업 활성화를 위해 각 지자체가 관내 기업을 우선 고려토록 한 조례·규칙과 관련, 공정거래위원회가 개정을 유도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공정위는 지역 기업 등으로 기회를 제한하는 일이 공정한 거래를 방해할 수 있다고 보는 반면, 지역 중소기업계와 건설업계에선 지역 제한 제도마저 위축되면 전국 강소기업에 일감을 몰아주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면서 반발하고 있다.

12일 각 지자체와 중소기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지난달 보도자료를 통해 "지역 소재 사업자 등의 이익을 우선적으로 고려해 조례·규칙을 마련하는 경우가 많아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가 운영되고 있으며, 지역 경쟁 제한이 전국적인 양상으로 확산되기도 한다"며 경쟁 제한·소비자 이익 제한 조례·규칙 196건을 개선 과제로 선정해 올 한 해 동안 자치법규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196건 중 경기지역 조례·규칙은 24건으로 가장 많다.

개선 대상엔 지역 건설자재·장비 등을 우선 구매·사용토록 하거나 관급자재로 공급토록 하는 조례, 지역 전통시장 물품을 우선 구매토록 노력하게 하는 조례, 지역 전통주를 건배주로 우선 사용토록 권장하는 조례 등이 포함됐다. '우선' 구매·사용 조항을 제외토록 하는 게 골자다. 지자체가 관내 기업에 우선 이익을 제공하는 게 타 지역 기업으로선 진입 장벽으로 작용, 시장에서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수 있다는 취지다. 


공정위, 자재·장비등 '우선 조항' 제외 골자… "조례·규칙 196건 개선을"
업계 "영세업체들 보호 위해 필요… 현행 없애면 모두 파산위기 몰릴것"

이에 대한 지역 중소기업계와 건설업계의 비판 목소리는 높다. 공정위의 움직임이 지방계약법(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등 지역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지역경제 활성화를 추진토록 한 각종 법의 취지와도 맞지 않은 데다, 지역 경제 활성화에 역행한다는 얘기다.

지방계약법은 지자체가 판단해 사업자의 소재지 등을 기준으로 사업 참가 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종합 공사는 100억원, 전문·기타공사는 10억원, 일반 용역은 3억3천만원 미만일 경우 이 같은 지역 제한 입찰을 실시할 수 있다. 지역 중소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제도라는 게 행정안전부 설명이다.

도내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지자체 조례가 법률에 위배된다면 당연히 개정이 필요하겠지만, 그런게 아니면 오히려 보다 적극적으로 지역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시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반발했다.

도내 건설업계 관계자도 "경기도뿐 아니라 다른 지자체도 지역 건설산업 활성화 촉진 조례 등을 통해 지역 영세 건설 업체를 보호하려고 하고 있다. 이런 조치가 없으면 작은 업체는 모두 파산 위기에 몰릴 것"이라며 "공정위 조치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하지 말라는 뜻인지 궁금하다"고 분노했다.

경기도 관계자는 "전국적으로 경쟁을 한다면 지역 업체들은 오히려 도태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논란이 일자 공정위는 지자체에서 지역 기업을 이용하지 말라는 취지가 아니라며 해명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관내 기업과 계약하는 것을 막는 취지가 아니다"라면서도 "'우선'이라는 표현을 삭제해 지역 기업이 전국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승택·윤혜경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