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절한 응급조치를 해주지 않아 자신의 아내가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길이 60㎝에 달하는 낫으로 담당 의사에 위해를 가한 A씨에게 내려진 징역 3년 6개월의 원심이 항소심에서도 유지됐다.
16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고법 형사2-3부(부장판사·이상호)는 앞서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1심에서 선고된 징역 3년 6월의 실형에 대해 검사가 제기한 항소를 지난 11일 기각했다.
"부적절한 응급조치로 아내 사망
순간 격분… 고의성 없었다" 항변
법원 "유죄 판단 정당" 항소 기각
용인에 거주하는 A씨는 지난해 6월 호흡 곤란을 겪는 아내를 인근 병원 응급실에 데려갔으나, 1시간에 달하는 담당 의사의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에도 안타깝게 아내를 잃었다.
아내의 죽음이 담당 의사의 부적절한 응급조치 때문이라고 생각한 A씨는 주거지 인근 철물점에서 구입한 낫을 들고 담당 의사 사무실을 찾아가 목 뒤 부위를 내리쳐 살인미수를 저지른 혐의로 기소됐다.
이에 A씨는 "순간적으로 격분한 것뿐 고의로 계획해 살인을 저지르려던 건 아니다"라는 취지로 항변했으나, 재판부는 "이미 원심에서 유죄로 인정한 판단이 정당하다"며 항소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범행이 미수에 그쳤다 하더라도 그 이유가 피고인이 범행을 단념해서가 아니라 피해자가 사력을 다해 피고인의 추가 가격을 막았기 때문인 데다, 피고인이 자신의 억울함만을 앞세워 응급의료에 종사하는 피해자를 의료기관 내에서 살해하려 한 것이어서 죄질이 좋지 않다"고 판시했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