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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시 강서구 김포도시철도(김포골드라인) 김포공항역 상행선 승강장이 전동차를 기다리는 승객들로 가득 차 있다. 2023.4.13 /연합뉴스

 

극심한 혼잡으로 승객안전 우려가 쏟아진 김포 골드라인 관련(4월18일자 2면 보도=[경인 Pick] 김포 골드라인 안전문제 이목), 경기도가 뒤늦게 발표한 대책이 '땜질 처방'이란 비판을 받고 있다.

경기도보다 4일 앞서 지난 14일 처음 나온 국토교통부와 서울시의 대책을 되풀이하는 수준에 불과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혼잡이 심한 상황에도 불구하고 골드라인에 이용객이 몰리는 것은 가장 빠른 이동 수단이기 때문인데, 최근 발표한 대책 상당수는 골드라인 수요를 분산하는 데만 초점을 맞추고 있어 실효성이 얼마나 있을지 미지수란 지적이다. 


국토부·서울시 방안 되풀이 수준
이용 효율 외면, 수요 분산만 초점
"위험 느껴도 대체버스 탈 생각 無"


경기도는 18일 골드라인 대체 버스인 70번 노선에 전세버스 투입, 수요응답버스(DRT) 도입 등이 담긴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 긴급재해대책을 발표했다.

도와 김포시가 예비비 32억원을 활용해 24일부터 6월까지 전세버스 30대를 투입해 배차 간격을 현행 15분에서 5분까지 단축하고 파주시 등에서 시범 도입 중인 DRT 30대를 7월부터 투입한다는 계획이다.

골드라인에서 승객들이 쓰러지는 사건이 발생한 지 1주일 만에야 나온 경기도 차원의 대책인데, DRT 도입을 제외한 사실상 대부분은 국토부·서울시&김포시 대책을 재차 설명하는 수준이었다.

전날(17일) 서울시는 한강에 수륙양용버스 도입을, 김포시는 전세버스 투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날 도의 대책에 포함된 개화~김포공항 구간 버스전용차로 지정 역시 국토부가 이미 지난 14일 발표한 후 서울시와 협의 중인 사항이다. 게다가 경기도가 제시한 대안 대부분이 골드라인에 몰린 수요를 다른 교통수단으로 분산·전환하겠다는 구상이지만, 실제로는 접근성 및 편리성 등을 고려해 사람이 붐비더라도 골드라인을 타겠다는 여론이 강하다.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 대책 브리핑
오후석 경기도 행정2부지사가 18일 오전 수원시 영통구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김포골드라인 혼잡 완화 특별대책'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4.18 /김명년기자 kmn@kyeongin.com

골드라인 운양역에서 출근시간대에 매주 3회 이상 탑승하는 최모(28)씨는 "최근 김포공항역에서 실신한 승객을 실제 봤다. 매일 압사 위험을 피부로 느낌에도 70번 버스는 철도역의 일부인 5개 역만 거치고 집 근처 역인 운양역은 들르지 않아 대체 버스를 굳이 이용할 생각이 없다"며 "다른 교통수단을 유도하려 해도 골드라인 이용이 출퇴근에 가장 효율적인 상황에서 분산 대책이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이다. 현실적으로 어려울 수도 있지만, 철도 배차 간격을 줄이는 방안을 이용자로서 더 원한다"고 밝혔다.

'수륙양용버스' 현실성 지적에도
道교통공사 사장 "나도 제안" 동조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안한 수륙양용버스는 같은 정당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마저 비판하는 상황이다. 최고 속력으로 가도 수륙양용버스로는 김포~여의도가 2시간이 걸리고 버스 1대당 20억원으로 비싸 요금도 문제다. 이런 비판에도 서울시는 한강의 수상버스인 '리버버스'를 김포시까지 연결하겠다는 추가 구상을 밝혔다.

경기도의 교통문제를 총괄해야 할 경기교통공사는 도민의 안전까지 위협되는 골드라인 혼잡 문제에도 아무런 역할을 하지 못해 무용론에 빠진 상태인데, 민경선 사장은 자신이 과거 도의원 시절 수륙양용버스를 제안했었다며 비판받는 서울시 의견에 동조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오후석 부지사는 "현재 경기교통공사가 혼잡률 완화와 관련해서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은 특별히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만, 혼잡률 완화에 대해서는 경기도 혼자 해결할 문제가 아니고, 도와 서울시, 대광위, 국토부가 같이 검토하고 광역교통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정·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