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게이트에 이어 아들들 문제로 고심해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마침내 민주당 탈당카드를 꺼내들었다. 청와대 분위기로 볼때 발표시기는 6일이 유력하다.
김 대통령의 표면상 탈당 이유는 정치에 관한한 완전 중립을 지키면서 국정에 전념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정국전환용 카드인 셈이다.
탈당 소식을 전한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김 대통령은 정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에서 국정에 전념하기 위해서는 민주당 탈당이 불가피하다는 결심을 굳힌 것으로 안다”고 했다.
특히 김 대통령은 그동안 월드컵 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연말 대통령 선거 중립의지 표명을 통한 정국안정, 그리고 경제회복 등을 위해 민주당을 탈당하기로 마음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김 대통령이 탈당할 것이라는 조짐은 이곳저곳에서 감지돼 왔다.
김 대통령의 분신인 민주당 권노갑 전 고문의 구속도 그중 하나.
권 전 고문에 대한 사법처리는 각종 게이트 의혹은 물론 아들 문제도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처리함으로써 정국흐름을 확 바꿔놓겠다는 김 대통령의 의지를 상징하는 대목이라는 것이다.
특히 김 대통령은 홍걸씨를 비롯한 아들들 문제가 갈수록 커지자 더 이상 탈당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분석된다.
김대통령은 최근 야당측의 집요한 정치공세로 아들들 문제가 법적 문제가 아닌 정치 이슈로 번지고, 일반 국민들의 여론이 계속 악화하고 있는 점에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대통령이 탈당을 결심한데는 정치적 배경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에 대한 배려라는 해석이다.
김 대통령은 특히 '노풍질주'의 거침없는 새바람을 불러일으킨 노 후보가 자칫 자신의 아들들 문제로 기세가 꺾이고 있는데 대해 상당한 심적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일각에서도 최근 이같은 '역풍'을 우려해 김 대통령이 민주당 탈당 등의 조치로 아들문제를 정리해 노 후보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 대통령이 탈당을 결심하기까지는 고심에 고심을 거듭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4일까지도 김 대통령의 탈당 가능성에 대해 “현재로서는 김 대통령이 민주당 탈당을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부인했었다. 김 대통령이 이날까지도 결심하지 못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그러나 김 대통령은 월드컵 개막식이 채 한달도 남지 않은 만큼 아들 문제 등을 하루빨리 정리하고 국정에 전념하려면 결단을 미룰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김 대통령은 빠르면 6일 탈당 사실을 발표하면서 아들 문제 등에 대한 대국민 입장을 직접 표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경우 홍걸씨 등 대통령 아들들에 대한 검찰수사도 탄력을 받아 속전속결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김대통령은 이후 국정에 전념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월드컵과 지방선거 등 당면 현안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대통령이 민주당 탈당에 이어 중립내각을 구성할 것이란 전망도 있다.
야당측이 계속 아들들 문제를 집요하게 물고늘어지면서 '김심(金心)'을 들먹이며 엄정선거중립을 계속 요구하는 등 정치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을 경우 김 대통령이 버티기 힘들 것이란 예상에서다.
[김대통령 탈당 배경과 전망] 국정 전념위해 불가피한 결심
입력 2002-05-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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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05-05 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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