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의회 여·야가 경기지역 대학을 대상으로 한 '천원의 아침밥' 정책 확대에 뜻을 모은 가운데, 일하는 청년들에게도 이 같은 혜택을 적용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경기지역 중소·벤처기업 등에서 일하는 18~34세의 청년이 약 22만6천여명으로 추산되는데, 대학 구내식당처럼 대규모 집합장소가 갖춰지지 않아 제공 방법 자체가 어려운 데다 막대한 예산도 걸림돌로 지적된다.

23일 도의회 등에 따르면 경기지역 중소 및 벤처기업은 1만926개로 그중 18~34세의 일하는 청년은 약 22만6천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중 20% 정도에게 천원의 아침밥을 제공하면 약 110억원 정도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화산단 찾은 도의회 확대 의지
예산·근무시간 등 '현실적 문제'

남종섭 도의회 민주당 대표의원과 안광률 정책위원장은 지난 21일 실제 현장의 이야기를 듣기 위해 시흥 시화공단 내 위치한 (주)에너텍 사업장을 방문했다. 업소용 주방설비 등을 생산하는 이 업체는 총 직원이 40명 정도 되는 소규모 기업인데, 사업장 규모가 작다 보니 따로 구내식당이 아예 없다. 이에 공단 내 인근 식당에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

실제 식당을 찾은 청년노동자는 "아침에 허기진 상태에서 일을 하면 하루종일 견디기 힘들다"면서 "주변 식당에서 아침을 해결하긴 하지만 부담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이에 남종섭 대표는 "아침밥이 누구에게는 단지 한 끼에 불과할 수 있지만 청년 노동자들에게는 하루의 노동을 견딜 수 있는 힘이 된다"면서 사업 확대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하지만 이를 실현하기에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 대학의 경우 구내식당에서 아침밥 제공 사업을 할 수 있지만, (주)에너텍의 사례처럼 중소기업 등에는 아예 회사 식당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이럴 경우 현재 추산하는 예산 규모로는 아침밥 제공이 불가능하다.

게다가 청년들이 아침밥을 먹기 위해 회사에 더 이른 시간에 출근할지도 의문이다. 중소기업계 관계자는 "아침 식사 시간은 근무시간에 포함되지 않는다"며 "아침 시간에 출근하기도 빠듯한데, 아침밥을 먹기 위해 출근 시간을 앞당길 청년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라고 했다.

/명종원·고건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