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가 내항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주도권 확보에 나서면서 관계 기관 간 협의 창구(5월1일자 1면 보도=내항 개발 '소통 창구' 개설… 제물포 르네상스 '순풍')를 마련했지만, 내항 소유권 이전은 물론 항만 기능 재배치 등 풀어야 할 과제가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최근 '인천항 내항 최고위정책협의체'에 참석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을 만나 "내항 부지 소유권을 인천시로 이전해달라"고 요청했다.
이는 인천 내항 재개발사업을 중심으로 중구·동구 구도심 일대 활성화를 촉진할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를 위한 것이다. 민선 8기 인천시 1호 공약인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에 대한 지원을 이끌어내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협의체서 해수부 장관에 이전 요청
부두·구도심 관리주체 불일치 개선
인천시는 올해 첫 추가경정예산안에 내항 8부두 상상플랫폼 문화복합 공간 조성(551억원), 내항 1·8부두 우선 개방(8억원) 사업비를 반영하는 등 제물포 르네상스 프로젝트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인천시가 내항 소유권을 확보하려는 배경에는 '지역에 적합한 개발계획 수립'과 '신속한 행정 절차 추진'이 있다. 내항 1~8부두는 해수부, 구도심 정책은 인천시와 기초단체로 나뉜 관리 주체 불일치 문제를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일례로 항만시설 공사는 제약이 많이 따르는데, 실시계획 수립 단계에서부터 해수부 장관 승인을 얻어야 한다. 인천시의 내항 소유권 확보가 쉬운 과제는 아니다. 항만 부지 소유권 이전은 국가사무인 해운·항만 업무를 지방사무로 이관하는 것과 무관치 않아, 인천시가 추후 어떤 방식을 적용해 풀어낼지 관심이 쏠린다.
인천 내항 8개 부두 가운데 1·8부두 재개발사업이 추진되고 있다. 사업시행자는 인천항만공사다. 인천시는 올 하반기에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가 나오는 내항 1·8부두 재개발사업(28만6천㎡)에 참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예타 통과 시 인천항만공사와 공동으로 추진하는 방안, 그렇지 못할 경우 인천시 단독으로 시행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 같은 방침 둘 다 1·8부두 재개발사업 시행자인 인천항만공사와의 협의가 뒷받침돼야 한다.
해수부 관계자는 "1·8부두 재개발사업은 최대한 사업성을 확보하고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는 데 인천시와 공통된 입장"이라며 "인천시가 공동 사업을 희망하면 1·8부두 재개발계획 변경 등 필요한 행정 절차가 이뤄질 수 있다"고 했다.
국가사무 지방이관 연계 해결 관심
항만업계 '대체 부두' 등 협의 필요
물류 기능이 유지되고 있는 2~7부두는 인천 항만업계 의견 등 고려해야 할 사항이 많다. 항만업계는 내항 재개발사업의 전제가 '대체 부두 조성'이라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 재개발사업과 우선 개방이 계획된 1·8부두 경우에도 일부 항만 기능이 여전히 남아있어 항만업계와 지속해서 협의가 필요하다.
이귀복 인천항발전협의회장은 "(기존 내항) 대체 부두는 현재 물동량에 영향을 주지 않고 항만 기능을 지속할 수 있는 곳이어야 한다"며 "관문이 설치된 내항은 화물 하역에 적합하도록 수위가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대체 부두도 이 같은 조건을 충분히 갖춰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1·8부두 재개발사업은 사업성 확보를 위해 주거·상업시설 중심의 고밀도 개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며 "이럴 경우 나머지 2~7부두에 대한 이전 여론이 형성될 것으로 보여 (해수부와 인천시는) 시급하게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항운노조는 항만 노동자 고용 불안을 해소하고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항만 기능을 축소하면서 발생하는 고용 안정성 문제를 해소할 대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인천시 관계자는 "관계 기관, 이해당사자 간 의견을 수렴해서 내항 재개발사업이 원활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며 내항 전체에 대한 소유권을 인천시로 이전하고 현재 진행 중인 1·8부두 재개발사업에 참여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