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부총리의 개회사를 필두로 '제56차 ADB(아시아개발은행) 연차총회'가 2일 인천에서 일정을 시작했다. 5일까지 예정된 이번 총회엔 68개 ADB 회원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 등 경제 수장들을 비롯해 각국 대표단과 교수, NGO 관계자 등 5천여 명이 참석한다. 이들은 '다시 도약하는 아시아 : 회복, 연대, 개혁'을 주제로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게 된다.

ADB 창립 회원국인 우리나라에서 연차총회가 열린 건 1970년 서울, 2004년 제주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다. ADB는 1966년 아시아·태평양지역 개발도상국의 경제·사회 발전과 개발자금 지원 등을 위해 설립된 다자개발은행이다. 1968년 개통된 경인고속도로 건설과정에서 ADB의 차관 680만달러가 투입돼 인천과도 인연이 깊다. 인천이 개최도시로 선정된 건 지난 2018년이다. 서울, 부산, 제주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했다. 인천공항과 가깝다는 지리적 이점과 대규모 국제회의 개최가 가능한 컨벤션 시설 등 인프라, 인천시의 행정지원 의지가 높게 평가됐다. 원래 2020년 53차 ADB 연차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는데, 코로나 19 여파로 미뤄졌다.

인천시는 안전과 위생, 의료, 관광 등 분야에서 이번 총회를 측면 지원할 예정이다. 개항장과 송도국제도시, 강화도 등 지역 명소를 대상으로 한 투어 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또 인천경제자유구역과 지역 기업들을 홍보하기 위한 공간도 운영한다. 해외투자유치 기회로 활용하겠다는 구상에서다. 시는 약 330억원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천엔 GCF(녹색기후기금) 사무국을 비롯해 WB(세계은행) 한국사무소, UNPOG(UN 거버넌스센터) 등 10여 개 국제기구가 있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이들 기구의 회의가 인천에서 열리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2009 아태도시정상회의, 2015 세계교육포럼 등 대규모 국제회의 개최경험도 풍부해지고 있다.

이번 ADB 총회는 2025년 APEC 정상회의 개최도시 유치에 도전하는 시 입장에서도 중요한 시험대가 될 수 있다. 유정복 인천시장은 지난 1월 추경호 장관과의 총회 관련 업무협약 자리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스마트도시이자 국제도시인 인천의 역량을 모아 적극적으로 총회를 지원하겠다"고 했다. 총회 기간 인천의 역량을 보여주는 데 아낌이 없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