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과 간사장인 더불어민주당 윤호중 의원이 8일 방일 이틀째인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를 만나 한일관계를 두고 국내 엇갈리는 시각차를 고스란히 노출했다.
두 의원은 기시다 총리를 같은 자리에서 만나 과거사와 후쿠시마 오염수 등 쟁점 이슈를 두고 여당 의원은 '일본의 성의를 느꼈다'고 호평을, 야당 의원은 외교적 언어로 '더 적극적 노력'을 요구했다.
국힘 "정상화 궤도에 진입" 호평
민주 "시찰단 구경말고 자료 요구"
먼저 국민의힘 정진석 의원은 면담 후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성의 있는 노력에 대해 좋게 평가하고 강제징용 피해자에 대한 기시다 총리의 따뜻한 메시지도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씀드렸다"고 언급했다.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에 대해선 "한국인들의 건강과 안전문제에 대해 반드시 약속하겠다는 그런 정상회담에서의 약속 표현도 좋은 평가를 한다"고 말했음을 전했다.
반면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한국의 후쿠시마 지역 시찰단 제안에 대해서는 감사의 뜻을 보내지만, 시찰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한일 양국 전문가들의 공동 검증 기회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는 말과 함께 해양 방류 외 다양한 대안도 검토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더해 "과거 문제에 대한 양국 정상의 보다 더 적극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씀을 드렸다"고 전하기도 했다.
한편 여야 정치권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국민의힘은 "한일관계가 정상화 궤도에 진입했다"고 연일 호평했지만, 야권에서는 후쿠시마 오염수 현장시찰단 파견에 반대하며 엇박자를 냈다.
김기현 대표는 '속국 외교', '빵셔틀 외교'라는 비판을 의식, "한일관계 정상화의 물꼬가 트였고, 이번 정상회담으로 양국 관계 정상화가 한 걸음 더 진전됐다"고 거듭 평가했다.
반면 민주당 후쿠시마원전오염수해양투기저지대책위원회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목전에 둔 지금 '시찰 ' 구경을 할 때가 아니라 안전성 '검증'을 할 때"라며 인적구성·수시방문조사·관련시설의 원자료 확보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정의당 김희서 수석대변인도 "이미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를 위해 짜 놓은 '안전쇼'에 한국 정부가 병풍 역할을 자임한 꼴"이라고 맹공을 퍼부었다.
/정의종·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