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식원 경기도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 이사장_13
정부가 코로나19 엔데믹을 선언한 지난 11일, 취임한 지 한 달을 맞은 김식원 중소기업중앙회 경기도회장이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취임하고 코로나19 엔데믹이 선언돼 기쁘면서도 어깨가 무겁다. 기업들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매출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하는 만큼 책임감이 막중하다. 중기중앙회 경기본부 차원에서 회복의 불씨를 키워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엔데믹에 따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동력으로 삼아서 도내 지역경제를 활성화 시킬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2023.5.11 /김명년기자 kmn@kyeongin.com

2020년 1월 20일은 전 국민들이 잊을 수 없는 날이다. 중소기업인들도 매한가지다. 코로나19 확진자가 국내에 처음 발생한 날이어서다. 그 이후 경기도 중소기업들은 3년여동안 그야말로 '사경'을 헤맸다.

최근 코로나19 엔데믹이 공식 선언됐지만 사정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무역수지는 역대급 적자 행진 중이고, 주머니 사정이 어려워진 도민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내수시장도 위축됐다.

중소기업중앙회(이하 중기중앙회)가 창립 60주년을 맞은 올해, 16일 중소기업계 최대 축제인 중소기업주간이 시작되지만 경기도 중소기업들의 한숨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다. 지난달 제10대 중소기업중앙회 경기중소기업회장으로 취임한 김식원 경기도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 이사장의 표정도 밝지 않았다.

중소기업주간 시작 전 만난 김 회장은 "취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엔데믹이 선언됐지만, 여전히 기업들의 사정이 좋지 않다. 이런 시기에 회장으로 부임해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라면서도 "중기중앙회 지역본부 차원에서 (기업 회복의) 불씨를 키워갈 수 있도록 역할을 해야 한다. 엔데믹에 따른 기회를 놓치지 않고, 동력으로 삼아서 도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킬 발판으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도내 63개 조합… 현장 청취에 집중
목표 설정 단계별로 해결 체크 나서
디지털 운영 전환·ESG경영 활성화
판로 개척 돕는 홈쇼핑 사업도 집중

주52시간 근무·중처법 등 많은 변화
지역경제 살리기 솔선수범 의지 새겨
엔데믹… 올해가 경기 회복의 적기
지자체·기관과 뭉쳐 경영활동 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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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기중앙회, 도내 중소기업들의 숙원인 판로 개척 나서다


경기도에는 전국 728만6천여개의 중소기업 중 25.3%에 해당하는 184만개 가량의 중소기업이 몰려 있다. 특히 제조업체는 전국 58만5천개 중 31.7%에 이르는 18만5천개가 있다. 제조업 종사자 수는 전국의 35.2%, 매출액은 36.9%를 차지해 사실상 대한민국 제조업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다. 제조업체들의 숙원은 만든 제품을 판매할 수 있는 채널을 확보하는 것이다.

김 회장은 취임 후 지역 기업들이 구성한 각 조합들의 애로사항, 문제점, 현안 등을 정리했다. 중기중앙회 경기지역본부 소속 기업들은 지역·업종·특성별로 63개의 조합을 만들었다. 해당 조합에만 4천100명 가량의 기업인들이 모여있다.

그동안 어려움이 컸던 기업들은 조합을 통해 각자의 목소리를 꾸준히 내왔지만 실질적인 해결에 이르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판로 개척도 기업들이 고충을 호소했던 점 중 하나였다. 김 회장은 판로 확보 등을 포함한 각 조합의 안건, 현안, 목표 등을 명확히 정해 보다 세밀하게 추진키로 하고 취임하자마자 현장을 다녔다.

올해 경기도 중소기업협동조합 활성화 지원 사업 추진은 그 일환이었다. 해당 사업은 중기중앙회 경기지역본부가 경기도로부터 4억7천만원을 지원받아 조합 운영의 디지털 전환, R&D 및 ESG 경영 등을 활성화하는 사업이다. 이 중 판로 개척을 돕는 홈쇼핑 지원 사업이 호평을 받았다. 사업 지원 대상은 15곳이었는데 150개가 신청했을 정도로 인기였다.

김 회장은 대상 기업을 선정하는 위원회의 공동위원장으로 나서, 직접 중소기업들을 만나 목소리를 들었다. 간담회를 통해 기업들의 현안과 애로사항을 청취하는데 주력했다.

김 회장은 "중기중앙회 경기지역본부는 그동안 지역 기업들과 조합들의 애로사항을 듣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다. 그러나 회장에 취임한 후 살펴보니 목표치를 설정하고 단계별로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합별로 해결해야 하는 문제를 명확히 하고, 목표를 세밀하게 설정해서 성취율을 직접 체크하려고 한다"며 "문제의 원인을 분석하고, 지역본부 차원에서 해소가 되지 않으면 지자체와 각 유관기관에 문의하고 요청해서 해결하려고 한다. 각 기업과 조합들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해결해 나가다보면 자연스럽게 기업들의 고충이 해소되고 매출도 상승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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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중소기업 회장이 된 이유? 도내 기업들을 위해 공적인 활동에 대한 보람


올해 경기도 기업들을 대표하는 중기중앙회 경기도회장이 되기 전, 그는 4년 동안 경기도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 일해왔다. 경기도회장이 되기 전 그의 활동은 온전히 콘크리트 관련 현안과 사업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하지만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에 이어, 중대재해처벌법이 실시되면서 건설현장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커졌고, 그가 이끌던 콘크리트공업협동조합 내 기업들도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경영은 악화되고 어려움은 산적해갔다.

그런 과정에서 중기중앙회가 총대를 메고 중소 건설사들의 어려움을 전달하며 정부와 협상하는 모습이 김 회장에겐 큰 인상을 줬다.

김 회장은 "저도 콘크리트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고, 또 조합 이사장도 수년 동안 했지만 제도 시행으로 업계 전반이 혼란에 빠지고 휘청이는 것을 보면서 많은 무력감을 느꼈다. 사실 개별 중소기업 입장에선 도저히 해결할 수 없는 일인데 중기중앙회가 나서서 담판을 짓는 모습이 개인적으로는 '충격'에 가까웠다"며 "중기중앙회라는 단체가 작은 기업들에게 우산이 돼주고, 문제가 생기면 대변인 같은 역할을 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깨달은 바가 많았다.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우리 기업이 지역 경제를 살리기 위해선 저부터 솔선수범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공적인 활동을 통해 기업들의 입장을 대변해야겠다는 마음이 생겼다"고 경기도회장직에 도전한 이유를 설명했다.

회장직에 나선 이유를 임기 내내 되새기면서, 그는 임기 동안 도내 기업인들의 애로사항을 적극 해결하겠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내 각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기업 지원 사업들을 적극 활용해, 도내 기업들이 조금이라도 더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발로 뛰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김 회장은 "도내 중소기업들이 중기중앙회를 좀 더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 그러려면 애로사항이 뭔지 파악하고 이를 적극 해결하는 움직임을 보여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 중점을 두고 앞장서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활동을 토대로 수년간 침체됐던 도내 기업들이 조금이나마 희망을 가질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중기중앙회 경기지역본부가 매달 중소기업 경기전망조사를 실시하고 있는데, 5월 조사를 보니 89.1로 전달에 비해 6.5p가 상승했다. 올 하반기엔 경기전망지수가 100을 넘어설 것이라는 기대감도 조금씩 나오고 있다. 엔데믹을 맞은 올해가 적기라고 생각한다. 도내 중소기업들의 매출을 회복시키고 경기 전망을 개선시키도록 주력하도록 할 것"이라며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이후 3년여동안 정말 많은 기업들이 문을 닫는 아픔을 겪었다. 이제는 전환점을 만들어야할 때다. 기업과 조합, 지자체, 유관기관과 협력해 중소기업들이 실질적인 지원을 받도록 제도를 만들고 그 제도 속에서 기업 구성원들이 안전하게 경영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제 목표"라고 밝혔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