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의 가상화폐(코인) 거래 의혹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고 있다. 김 의원은 투자 종잣돈 10억원이 2021년 1월의 LG디스플레이 주식 매도금이라며 은행 입출금 내역을 공개했다. 그러나 이후 김 의원이 업계에서 코인을 무상으로 받은 의혹까지 불거지고, 게임업계가 규제 완화를 위해 국회에 광범위한 로비를 벌인 정황과 맞물려 '코인게이트'로 향하는 형국이다.

김 의원이 넷마블의 '마브렉스'를 9억원 넘게 사들이고, 위믹스 코인 51만여개를 신생 코인 '클레이페이 토큰' 59만개로 교환한 기록도 공개됐다. 30억원이란 거액을 '몰빵'한 셈이다. 확실한 정보 없이 이러한 거액을 투기성이 높은 가상자산에 쏟아넣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 내부정보나 비공개 정보를 활용했을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합리적인 이유이다. '예금 10억원'과 '코인 투자금 10억원' 중 하나는 어디서 갑자기 나온 돈인지 분명하지 않다. 그가 보유한 코인 지갑(계좌) 역시 2개가 아닌 최소 4개로 나타나 실제 규모는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5월 한동훈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같은 해 11월 7일 법사위 전체 회의에서도 코인 거래를 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한 장관 청문회 때 한 장관 딸의 학업 관련 의혹을 추궁하면서 '이 모 교수'를 친인척 관계인 '이모'라고 해 망신을 당한 게 우연이 아닌 것 같다.

민주당은 도덕성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돈 봉투' 의혹은 물론 전·현직 대표가 사법리스크에 노출되어 있고 당 지도부는 이에 대해서도 안이하게 대처하고 있다. '돈 봉투' 의혹에 대해서는 당 진상조사위원회조차 구성하지 않고 김 의원의 코인 의혹에 대해서도 뒷북 대응이다. 어제 민주당의 쇄신 의원 총회에서도 이렇다 할 대책이 나오지 않았다. 당 대표의 사법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김남국 의원이 민주당을 전격 탈당했다. 민주당의 쇄신 의원 총회를 몇 시간 앞두고서다. '무소속으로 정치공세에 맞서겠다'고 밝혔다. 위법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가짜 뉴스를 보도한 언론을 법적 조치하겠다고 하더니 갑자기 자진 탈당하겠다며 태도를 바꾼 것이다. 당과 사전에 교감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김 의원은 이제 의원직 사퇴도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