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질환자, 코로나 사망 취약… 조현병환자는 4.09배"

이동욱 인하대병원 교수진 등… 백신 접종률이 절반 수준 불과 지적

(왼쪽부터)이동욱 인하대병원 교수-이혜진 분당서울대병원 교수-이진용 서울대병원 교수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의 코로나19 사망률이 일반인보다 최대 4배까지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동욱 인하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교수는 이혜진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이진용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교수와 함께 이 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16일 밝혔다.

연구진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빅데이터 중 일반인 3천961만명과 정신질환자 1천153만명의 백신 접종률, 코로나19 발생률, 사망률 데이터 등을 활용해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정신질환자의 감염병 취약 정도 등을 살펴보고, 효율적인 공중보건 정책을 제안하기 위해서다.

연구진은 정신질환자가 코로나19로 숨질 확률이 일반인보다 1.71배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조현병 환자의 코로나19 사망률은 일반인보다 4.09배나 높았다.

이에 대해 연구진은 정신질환자 중에 흡연이나 당뇨, 심혈관질환 등 코로나19 중증도를 높이는 질환을 가진 사람이 일반인보다 상대적으로 더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연구진은 특히 조현병 환자의 사망률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난 것은 이들의 백신 접종률이 일반인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조현병 환자의 건강 상태가 나빠져도 병원에 입원하기 어려운 현재 국내 의료 시스템도 조현병 환자의 사망률을 높이는데 영향을 줬다고 덧붙였다.

이동욱 교수는 "중증 정신질환자는 정신병원이나 보호시설에만 입원할 수 있는데, 이들을 위한 의료시설이 충분치 않은 상황"이라며 "또 다른 감염병의 팬데믹 상황에서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들이 사회안전망에 소외되지 않도록 대응 전략을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김주엽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