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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민주 문화체육부 기자
국립현대미술관 과천에서 '동산 박주환 컬렉션' 전이 열리고 있다. 1974년 서울 인사동에 개관한 동산방화랑은 한국화 전문 화랑으로 현대 한국화단의 기틀을 마련했는데, 고(故) 동산 박주환 대표가 수집한 작품을 아들인 박우홍 대표가 국립현대미술관에 기증했다.

박 대표는 "부친께서 생계를 위해 미술계에 들어와 평생 일을 하고 가시면서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하는 생각을 늘 갖고 계셨다"며 기증 이유를 밝혔다.수집가들이 평생을 모아온 예술작품을 선뜻 내놓는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은 것을 알기에, '한평생을 같이 살아온 아버지의 뜻을 잘 안다'며 이렇듯 작품들을 흔쾌히 건넨 기증자의 소감은 마음 한 편을 찡하게 만들었다.

기증된 작품은 한국화의 변천과 실험적 면모가 투영된 대표작들이 망라돼 있고, 보다 폭넓은 한국화 연구를 위한 기반이 됐다.

국민들에게 이제는 너무나도 잘 알려진 '이건희 컬렉션'도 마찬가지다. 사실 개인이 소장한 작품들은 아무리 뛰어나고 훌륭해도 대중에게 직접 공개하기는 힘들다. 특히나 이건희 컬렉션이 기증됐을 때 국립현대미술관의 몇 년 치 소장품 구입 예산을 다 털어도 살 수 없는 가치 높은 작품들이 많다며 관계자들이 무척 흥분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책에서만 보던 작품을 실제로 만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지는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무엇보다 이건희 컬렉션의 가장 큰 기능은 예술에 대한 문턱을 낮췄다는 것에 있었다.

어려울 것 같았던 문화를 좀 더 쉽고 가깝게, 흥미를 가지고 접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수집가들뿐 아니라 자신의 작품을 기꺼이 기증한 작가들도 있다. 최근 수원시립미술관 개관 이래 최다 관람객이 방문한 조각가 에르빈 부름의 전시작품 4점이 작가의 뜻에 따라 기증되기도 했다.

문화예술을 바라보는 창을 더 넓게, 또 깊게 만들어주는 기증의 '힘'과 '의미'가 새삼 고맙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이렇게 문화예술이 한 걸음씩 다가오는 만큼 더 많은 사람이 함께 보고 나누며 느낄 수 있다면, 이 또한 기증의 참된 기쁨이 아닐까.

/구민주 문화체육부 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