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를 진행하고 있는 유럽연합(EU)이 17일(현지시간) 합병 시 경쟁 제한 가능성이 우려된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했다. 최악의 경우 합병이 무산될 가능성도 있어 EU의 최종 결정에 항공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두 기업의 기업결합 심사와 관련한 중간 심사보고서(Statement of Objections)를 공개했다. EU 집행위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로 유럽경제권(EEA)과 한국 간 여객·화물 항공 운송 서비스 시장에서의 경쟁이 제한될 수 있다는 예비 견해를 대한항공에 통보했다.

EU 집행위는 여객 부문에서 인천~프랑크푸르트(독일) 등 4개 노선에서 경쟁을 제한할 것으로 우려했다. 화물 부문에서는 특정 노선이 아닌 한국~유럽 전역에서 경쟁을 제한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합병에 따라 (항공권) 가격이 상승하거나 항공 운송 서비스의 품질이 낮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보고서에 포함됐다.  


항공권 가격 상승·화물 운송 서비스 품질 저하 등 '부정적 의견'
최악의 경우엔 무산 가능성도… EU 최종결정에 항공업계 촉각


EU 집행위가 기업결합 심사에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면서, 합병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결합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11국에서 통과됐다. 미국과 EU, 일본 등 3개국 심사만 통과하면 되는 상황에서 오는 8월로 예정돼 있는 EU의 최종 결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U 집행위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기업결합을 승인하면, 나머지 2개 국가의 심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반면 최종적으로 EU가 승인하지 않으면 두 기업의 합병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중간심사보고서는 2단계 기업결합 심사 규정에 따라 진행되는 통상적인 절차"라며 "대한항공은 보고서에 포함된 우려 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시정 조치를 마련하고 EU와도 관련 협의를 지속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운기자 jw33@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