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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 소재 LH 공사 경기지역본부 오리사옥. /경인일보DB
 

역대급 적자에 시달리는 한국전력공사가 수도권 자산 매각을 토대로 재정난을 타개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힌데 이어, LH(한국토지주택공사)도 인천 영종도 부지와 13년 넘게 팔리지 않은 오리사옥 등 수도권 자산 매각 추진을 시사했다. 정부가 공공기관들에 자산 매각을 촉진하는 점과 맞물려, 자산 가치가 높은 수도권 보유 부동산들이 우선 대상이 되는 모습이다.

이한준 LH 사장은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LH가 보유한 일부 고가 토지는 집을 짓는 것보다 매각해 민간이 효용성 있게 활용하는 게 낫다"면서 이 같은 계획을 언급했다. 자산 매각을 통해 임기 중 부채비율을 200% 이하로 낮추겠다는 취지다. LH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218.7%다.

대상으로 언급된 부동산 중 하나는 인천 영종도 일대에 LH가 보유하고 있는 부지다. 영종지구를 개발한 LH는 영종도 일대에 여러 부지를 보유하고 있다. LH가 부지들을 어느 정도로 매각할지, 어떻게 활용할지 등은 향후 영종도 일대의 개발 방향과도 맞물려있는 만큼 크게 관심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말 기준 부채비율 218.7%
이한준 사장 "200% 이하 낮출것"
매각 규모·향후 활용방안 등 관심

부동산 자산 매각이 추진될 때마다 대상에 올랐지만 번번이 불발됐던 오리사옥에 대해서도 성남시와 협의해 부지 용도 변경을 추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현재 경기남부지역본부가 있는 오리사옥은 건물 용도가 오피스 등 업무 시설로 제한돼있다. 이는 매각이 이뤄지지 않은 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서 2분기 전기요금 인상 결정이 발표되기 전 한전도 25조원 규모의 자구책을 내놨었는데, 핵심은 수도권 부동산 자산 매각이었다. 서인천지사 등 10개 지역 조직 사옥의 임대를 추진한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정부는 공공기관 혁신 가이드라인을 수립해 정부 산하 공공기관들의 기능 조정과 조직·인력 효율화, 자산 효율화 등을 촉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각 기관들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데, 1분기에도 한국전력기술의 용인본사가 987억원에 매각됐다.

한편 이 사장은 다음 달부터 경기도내 3기 신도시들이 착공하는 점과 관련, 각 3기 신도시와 맞물린 철도 노선이 환승 없이 서울 지하철과 직접 연결돼 이용할 수 있도록 서울시 등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당초 서울시는 2021년 서울지역과 연계되는 철도의 신설·연장은 평면 환승으로 하도록 했고, 최근엔 최대 혼잡률이 120%를 넘으면 철도 노선 개설 등을 협의하지 않겠다는 방침까지 앞세웠다.

3기 신도시의 철도 인프라는 모두 서울과 연결되는 노선인 만큼, 이런 서울시의 입장은 신도시 관련 교통 인프라 개설에 있어서도 큰 난관이다. 이 사장은 "LH가 국토부, 서울시, 3기 신도시 지자체와 긴밀히 협의 중이라 원만히 타결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강기정기자 kangg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