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에 코인 의혹까지 이어졌으나, 더불어민주당이 뚜렷한 당 혁신안을 내놓지 못하면서 국민의힘의 '이재명 흔들기' 공세가 더 거세지고 있다.

23일 국민의힘 지도부는 김남국 의원의 코인 의혹을 대선 직전 자금세탁 의혹으로 끌어가며 의혹의 중심에 이 대표를 세웠고, 민주당의 후쿠시마 오염수 문제제기를 '꼼수'라고 폄훼했다. 같은 자리에서 이 대표의 경기도지사 시절 조광한 전 남양주시장과의 갈등을 수면 위로 끌어올려 이 전 지사의 도정(道政)도 평가절하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일에 진행된 전면적인 공세에 민주당은 '도덕성 회복'에 대한 다짐을 재차 내놓았다.  


윤재옥 "김남국, 대선전후 코인
2억5천만원 현금화… 세탁 의혹"
박대출 "오염수로 위기덮는 꼼수"
이철규 "남양주시 위법 감사의혹
사실이라면 '李 산하 범죄집단'"


이날 국민의힘 원내대책회의에서 윤재옥 원내대표는 "김남국 의원은 대선 기간 동안 440만원만 인출했다고 했으나 실상은 지난해 2월과 3월 대선을 전후한 기간에 무려 2억5천만원 이상의 코인을 현금화한 것으로 드러났다"며 "김 의원은 이를 재산신고하지 않았다. 대선 직전에 자금을 세탁하고 현금을 대량 인출한 이유에 대해 합리적 의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의 개인적 의혹을 당시 대선 주자였던 이재명 대표와 연결짓기에 나선 것이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의 도덕적 위기를 빌미로 민주당의 정당한 문제제기에서 힘을 뺐다.

그는 "비바람이 몰아치는 (김)남국바다에 돈봉투 태풍과 대장동 성남FC 쌍태풍까지 불어닥치면 말 그대로 퍼펙트스톰이 올 것"이라며 "그런데도 민주당은 전무후무한 이런 위기를 덮으려고 터무니없는 오염수 공포를 유포하고 무모한 정치공세만 거듭하고 있다. 그런 얄팍한 꼼수로는 국민의 관심을 받을 수 없을뿐더러 송·이·김 삼각파도를 헤쳐나가는 것조차 불가능할 것임을 깨닫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이재명 전 도지사의 도정을 도마에 올렸다. 그는 경찰이 경기도의 남양주시 위법 감사 의혹에 대해 수사를 재개했다며, 경찰이 수사 중인 의혹을 언급하고 "만약 사실이라면 이재명 경기도정은 공공기관이라기보다는 이재명 산하의 범죄집단이라고 불러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박광온 "도덕성 잃으면 전부 잃어"


이날 봉하로 집결한 민주당 지도부는 '노무현 정신'을 실현하겠다고 강조했다.

박광온 원내대표는 페이스북을 통해 "국민들은 노무현을 품었지만, 대한민국 정치는 노무현을 품지 못했다"면서 "민주당은 국민 중심 정당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민주당은 '노무현의 유산'을 잃어가고 있다"며 "민주당을 둘러싼 위기 앞에 겸허했는지 철저하게 돌아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또 "민주당의 68년 역사는 불의와 불평등에 맞서 싸운 정의로운 역사"라며 "민주당이 도덕적이었기 때문에 만든 역사다. 높은 도덕성은 민주당의 정체성이다. 도덕성을 잃으면 전부를 잃는 것이다. 엄격한 잣대로 자기개혁을 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의종·권순정기자 s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