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시가 부평 미군기지 '캠프 마켓' 활용 방안과 관련해 지난해 12월과 올해 4월 두 차례에 걸쳐 진행한 부평 지역 권역별 숙의경청회에서는 상반된 의견을 가진 주민일지라도 모두 캠프 마켓이 지역의 '랜드마크'가 돼야 한다는 데는 이견이 없었다.
80년 넘게 일본군과 미군이 차지했던 캠프 마켓을 부평의 랜드마크로 만드는 방법론의 차이를 좁혀 나가는 게 앞으로 인천시의 과제다.
완전 철거-역사 가치 활용 '대립'
'생태 동시 구현'·'市가 정책 결정'
23일 인천시 '숙의경청회 결과 보고서'를 토대로 숙의경청회 기간 주민 311명(중복 포함)이 참석해 인천시에 낸 의견 가운데 2회 이상 나온 의견을 살폈다.
숙의경청회에선 캠프 마켓 내 일제강점기 건립된 근대건축물을 포함 '건축물 완전 철거와 오염 토양의 완전한 정화 후 공원 조성 요구'와 '가장 부평답고 거대한 자산인 역사적 가치 활용' 의견이 맞섰다.
이 가운데 '역사적 가치와 생태적 환경을 동시에 구현하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와 눈길을 끈다. 인천시가 캠프 마켓 건축물 철거·보존을 결정할 기준을 마련하고 시기·방식을 고민해야 한다며 정책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캠프 마켓 부지와 주변 지역의 토양 등 오염 정도나 검사 결과를 객관적 지표로 공개해야 한다는 요청도 나왔다.
소아전문병원·장례식장 놓고 갈려
市 예정지 관련 별도 설명회 예고
인천시는 지난해 11월 캠프 마켓 북측을 제2의료원 건립 예정지로 발표했는데, 이에 대한 찬반 의견도 엇갈린다. 젊은 층을 위한 소아전문병원 등 아동을 위한 시설이 필요하다는 긍정 입장이 있는 반면 주거 지역 인근에 제2의료원을 건립하면 장례식장을 동반하므로 주택 가격을 하락시킬 수 있다는 부정 입장이 있다.
의료진과 의료원 시설 수준이 높다면 찬성한다는 주민도 있고, 캠프 마켓이 아닌 부평의 다른 부지를 제2의료원 건립 예정지로 변경해달라는 요청도 있었다. 인천시는 조만간 담당 부서 주도로 제2의료원 건립과 관련한 별도 주민설명회를 마련할 예정이다.
캠프 마켓 공원 조성은 미군기지 부지 반환 절차만 10년 이상 걸리고 있는 장기 사업이다. 지역 주민들은 청소년과 청년 등 앞으로 공원을 이용할 미래 세대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 주민은 "역사문화 공간으로 조성될 필요성에 대한 의견을 청년으로서 강조하고 싶다"며 "거리공연을 즐기기 위해 서울 홍대를 가야 하고, 홍대에서 쇼핑해야 하는 게 아니라 부평에서 이러한 것들이 가능한 곳으로 만들어지길 바란다"고 했다.
또 다른 주민은 "부평 지역은 인구 증가가 예상돼 충분한 녹지 공간이 필요하다"며 "송도 센트럴파크처럼 생태공원으로 조성하고, 북 카페 등 문화공간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캠프 마켓 활용 방안을 둘러싸고 주민 간 갈등이 심했는데, 숙의경청회를 진행하면서 인천시와 주민 간, 주민끼리 오해를 푼 부분이 있다"며 "캠프 마켓 내 건축물 존치·철거에 관한 유의미한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박경호기자 pkh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