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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정치부 기자
'코리아, 경기도 웰컴!'

대한민국으로부터 비행시간이 15시간 걸리고, 3개 대륙을 지나야 만날 수 있는 아프리카 케냐. 보건의료 업무협약(MOU)을 위해 케냐에 방문한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회는 비행기에서 내리는 순간인 공항에서부터 현지의 환대를 받았다.

오색 빛 전통의상을 입은 10여명의 주민들은 꽃다발을 전달하며 경기도(Gyeonggi-do)를 '경기두'라고 발음하지 않기 위해 애쓰며 급하게 배운 서툰 한국어로 "감사합니다"라고 반복했다.

업무협약 도시인 바링고주를 찾을 때는 주(州) 경계 지점부터 'South Korean Delegation Welcome(한국 대표단 환영합니다)'이라는 문구와 태극기가 그려진 현수막이 마을 곳곳에 붙었다. 협약 체결을 위해 주정부·주의회, 병원 등을 방문할 때마다 태극기와 케냐 국기를 양손에 하나씩 든 환영단이 춤을 추며 환대의 노래를 불렀다.

피부색도 다른 먼 이국에서 맞이하는 태극기는 외교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했다. 환영단 중 고령으로 보이는 분에게 들고 있는 태극기에 대해 묻자, 웃으며 "코리아 내셔널 플래그!"라고 답했다.

도의회 복지위의 이번 업무협약은 특별했다. 일반적으로 선진국 대열인 유럽이나 미국을 방문해 우리의 '발전'을 꾀하는 방식이 아닌 경기도가 저개발 국가와 도시에 원조를 지원하는 식으로 진행됐기 때문이다. 물론 감염병 연구와 기술 자료를 공조해 경기도가 향후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 대응력 강화의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

이번 협약은 경기도가 전국 최대 광역단체로서 아프리카, 개발도상국처럼 지원이 필요한 국가와 도시에 지자체도 국가적 외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준 계기가 된 셈이다.

현지 환영단이 도의회 복지위 방문단에게 건네준 케냐 국기를 안전히 한국으로 가져온 것처럼, 바링고주 주민들도 태극기를 가슴에 품고 있지 않을까.

/고건 정치부 기자 gogosi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