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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민철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우즈베키스탄 빠야렉 마을로 여행 온 한국인을 보고 현지인들이 정겹게 인사를 건넸다. 외국인 여행객의 발걸음이 뜸할 것 같은 시골임에도 동네 곳곳에서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라는 한국말이 적지 않게 들렸다. 여행 유튜버인 '곽튜브'가 2021년 우즈베키스탄을 여행하며 겪은 일이다.

한국에서 오랫동안 일했던 사람이 많은 동네였다. 그래서인지 우연한 계기로 이 마을을 방문한 곽튜브는 별다른 이유 없이 동네 사람들 사이에서 셀럽이 됐다. 그중 오리뽀씨는 한 달 넘게 이곳에 머문 그를 볼 때마다 "동싱 잘 있나"라고 안부를 물었다.

동싱은 동생의 방언이다. 오리뽀씨는 대구에서 일했다는데, 그때 동료들의 인사말이 아마 그랬을 것이다. 타지 사람을 따뜻하게 대해준 우즈벡인들의 그런 모습에 많은 한국인이 감명받았다. 곽튜브가 한국에 돌아온 후에도 이들을 다시 보고 싶다는 댓글이 쏟아졌다. 곽튜브도 이에 화답하듯 이듬해 우즈베키스탄으로 떠나 그들과 재회하기도 했다.

얼마 전 인천외국인노동자센터에서 트란 반 남(35·베트남·가명)씨를 만났다. 고국에 아내와 어린 두 딸을 남긴 채 먼 이국땅으로 왔다는 그는 나를 보자마자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를 건넬 정도로 밝은 사람이었다.

그랬던 그의 표정은 한국에서 일했던 경험을 이야기하자마자 어두워졌다. 기본적인 안전장비조차 갖추지 못하고 일하면서도 현장 관리자의 폭언을 견뎠다고 했다. 외국인노동자 처우가 십수 년 전보다 여러모로 나아졌다지만 이들에겐 여전히 홀로 속앓이하며 울분을 삼켜야 하는 일이 많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온 이들에게 훗날 따뜻한 인사말을 듣고 싶다. '한국은 좋은 나라'란 칭찬보다 우리를 대하는 표정과 따뜻함이 더 뜻깊을 때도 있다. 우리 주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서 좋은 기억만 담아 간다면 그렇게 될 수 있지 않을까.

/변민철 인천본사 사회부 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