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1.jpg
선감학원 피해 지원에 나선 경기도로 피해자들이 몰려오는 가운데, 행정안전부를 비롯해 선감학원 피해회복 권고를 받은 정부 부처가 대책 마련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사진은 선감학원 사망 아동들이 묻힌 안산시 단원구 선감동 공동묘역 부지. /경인일보DB

 

선감학원 피해 지원에 나선 경기도로 피해자들이 몰려오는 가운데, 행정안전부를 비롯해 선감학원 피해회복 권고를 받은 정부 부처가 대책 마련에 나설지 귀추가 주목된다.

그간 정부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이하 진실화해위)로부터 권고사항을 받고도 선뜻 대책 마련에 나서지 않았는데 지난 2월 권고사항을 이행할 정부 부처가 정해졌고 진실화해위 권고사항 이행에 대한 의무를 부여한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법(이하 과거사정리법)'도 오는 9월 시행을 앞뒀기 때문이다. 이에 빠르면 올해 안, 늦어도 내년 초에는 정부 차원의 선감학원 피해 지원 대책이 나올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12일 경기도와 진실화해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진실화해위는 선감학원 아동인권침해사건에 대한 진실규명과 더불어 국가가 이행해야 할 권고사항을 발표했다.

선감학원 사건에 대한 공식 사과는 행안부, 법무부, 복지부, 경기도, 경찰청이 해야 하며 피해회복 조치는 행안부, 법무부, 복지부, 경기도가 이행하도록 했다. 지난해 12월 이후 추가 피해 신청은 행안부와 경기도가, 아동인권보호법제 정비는 복지부와 법무부 등이 하도록 권고됐다. 


진화위 권고사항 '이행 의무화'
행안부 "이행기관과 대책 검토"

앞서 김동연 지사는 진실화해위 진실규명과 함께 경기도를 대신해 공식사과했고 정부보다 먼저 피해자들을 지원할 대책을 시행했다. 올해 1분기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 123명에게 500만원의 위로금과 월 20만원의 생활 안정지원금 등을 처음 지급했고 최근 2분기 신청을 모집한 결과 신청자는 지난달 말 기준 162명으로 1분기 신청보다 더 늘었다. 경기도는 관내 거주자에 한해 지원한 것인데, 선감학원 피해 지원이 전국에서 유일해 피해자들이 몰려온 셈이다.

반면 정부 차원의 대책은 진실규명 이후 반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았다. 다만, 지난 2월 과거사정리법이 국회를 통과해 해당 개정안이 시행될 9월에는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시작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행안부는 권고사항 이행 점검·관리를 총괄하게 되며 각 기관은 진실화해위가 권고사항을 보고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 이행계획을 행안부에 제출하도록 했다.

이런 상황에 경기도는 정부와 협력해 권고사항 이행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2분기 신청자들 가운데 심의를 거쳐 최종 지원 대상을 결정하고 예비비를 활용해 지원을 이어갈 예정이다. 다른 권고사항에 대해서도 선감학원 피해 대책 마련 필요성에 모두 공감하는 만큼 정부 등과 잘 협력해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행안부 관계자도 "권고 사항을 이행할 기관들과 협의를 이어가며 대책 마련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