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외동포청 개청으로 한국 이민사가 시작한 인천이 국내외 1천만 시민을 품은 국제도시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구축됐다. 인천이 재외 한인들의 모국 활동 거점으로 대한민국 발전은 물론, 더 나아가 경직된 동북아 정세를 풀어나갈 중추적 역할을 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5일 인천 송도국제도시에 문을 여는 재외동포청은 750만명의 재외 한인을 대상으로 한 정책 수립, 시행 등 전반의 업무를 맡게 된다. 우리나라 재외동포 규모는 중국, 인도에 이어 다섯 번째로 크다. 재외동포 전담 청 단위 기관 설립에 따라 한인을 주축으로 한 글로벌 네트워크가 확장하면서 가져다줄 잠재력도 크다는 의미다.
750만 재외 한인 200개국에 분포
경색된 동북아 갈등 풀어갈 역할도
지역사회에서는 전 세계 약 200개국에 흩어져 있는 재외동포가 인천으로 모이면서 경제는 물론 정치, 외교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제적 측면에서는 과거 화교, 유대인이 미국 등에서 축적한 자본을 본토에 투자해 경제 성장을 이끌었듯 재외 한인들도 국내 경제를 활성화하는 마중물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인천이 대한민국 근대 이민사 출발지라는 역사성을 갖췄다는 점에서 '한국·미국·일본' 대 '북한·중국·러시아'로 얽혀있는 동북아 신냉전 체제의 제약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로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진영 대립이 국가 간 경제 활동을 포함해 다양한 범위에서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데, 인천의 도시 정체성을 앞세우면 이를 완충할 타개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재외동포청 인천 유치를 위한 학술토론회 개최 등 여러 활동에 나섰던 인천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김송원 사무처장은 "재외동포청이 소재한 인천은 재외 한인을 통해 인접한 중국, 북한 등과 교류를 재개하고 국가 간 갈등을 완충할 할 수 있다"며 "항만, 공항, 산업단지가 집적한 인천은 경색된 동북아 국가 경제 교류의 물꼬를 틀 최적지"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 안보를 확보하고 지방정부가 주체적으로 외교를 수행해 지방분권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경제안보·지방분권 강화에 도움"
市, 한상비즈니스센터 설립 등 집중
인천시는 지역을 재외동포와 함께하는 거점 도시로 조성하고 글로벌 한인 네트워크를 확장해 나갈 계획이다. 인천시는 재외동포청 개청에 따라 300만 인천시민에 700만 재외동포를 합쳐 '1천만 도시 비전'을 실현하겠다는 구상이다.
인천시는 재외동포를 대상으로 주거부터 관광·의료·교육·비즈니스 등 각종 서비스를 제공하는 웰컴센터TF를 지난 2일부터 운영해 재외 한인들을 지원하고 있다. 재외동포 투자, 각종 인허가 계약, 법률 분야 업무를 맡는 한상비즈니스센터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주요 한인단체 본부 인천 유치, 재외동포 문화 행사, 차세대 한인 네트워크 구축 등으로 한인들의 교류를 활성화하고 한민족 정체성을 공고히 하는 데도 힘쓰기로 했다.
인천시 관계자는 "전 세계 한인회 간 소통을 확대하고 유대를 강화해 인천을 중심으로 한 한민족 경제 네트워크를 만들겠다"며 "인천시 자체적으로 재외동포 편의를 확대할 수 있는 업무를 지속해서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