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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주 인천본사 정치부기자
기사 끝에 붙는 기자 이름을 '바이라인(By Line)'이라고 한다. 해당 기사를 직접 취재하고 쓴 기자가 누구인지 나타내는 표식이다. 기사에 바이라인을 붙인다는 건, 이름을 걸고 기사에 대해 책임을 진다는 의미다. 바이라인에는 철저히 취재에 참여한 기자의 이름만 쓴다. 해당 기사를 취재·작성하는 과정에 아무 보탬이 안 된 기자의 이름을 붙이는 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다.

이 말도 안 되는 일이 공공연히 벌어지는 곳이 있다. 인천시의회가 그렇다. 기자가 사안에 대해 취재하고 기사를 쓰듯, 시의원들은 현안에 대해 정보를 모으고 조례안을 작성한다. 기자가 바이라인을 달 듯, 시의원들은 조례안에 '발의자(공동 발의)'를 표기한다.

제9대 인천시의회가 출범한 지난해 7월부터 지난달까지 의원 발의 조례안을 전부 살펴봤다. 전체 102건 중 발의자에 시의원 1명의 이름만 있는 건 단 3건뿐. 나머지 99건은 전부 2명 이상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이마저도 10명 미만인 건 21건에 불과했고, 대다수에 10명 이상의 이름이 있었다.

의원들이 조례안 작성 과정에 모두 직접 참여했다면 문제가 되지 않겠지만, 그렇지 않다. 취재 결과 의원들은 조례안 내용을 자세히 알지 못한 채 무분별하게 이름을 올리는 경우가 많았다. 발의 건수가 향후 공천심사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와 조례안을 만든 동료 의원에게 힘을 실어주겠다는 취지에서 비롯된 행태였다. 발의자에 이름을 올린 의원들에겐 책임이 부여된다. 의안 철회 시 발의자 전체의 서명을 받아야 철회 청구가 가능하다는 것에서 책임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다.

이름을 함부로 내거는 게 과연 옳은 일일까. 지역 주민을 대표하는 이들로서 인천시의원들이 좀 더 상식적인 모습을 보여주길 바란다.

/유진주 인천본사 정치부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