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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전 분당선 수내역에서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는 사고가 난 가운데 경찰 등 관계자들이 현장 조사를 벌이고 있다./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분당선 수내역에서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해 출근길 시민들이 다치는 사고가 난 가운데 10년 전에도 야탑역에서 같은 사고로 수십명이 중경상을 입었던 것으로 나타나 부실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8일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8시20분께 성남시 분당구 수내역 2번 출구의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멈췄다가 갑자기 역주행하면서 이용객들이 구르거나 넘어졌다. 이 사고로 이용객 A씨 등 3명이 허리와 다리 등에 상처를 입어 병원에서 입원 치료를 받고 있다. B씨 등 11명은 비교적 가벼운 상처를 입어 치료를 받은 뒤 현재는 귀가했다.

2013년 야탑역서 39명 중경상 사고
보수정비 과정서 '짝퉁 부품' 원인
1기 신도시 노후화 불안감 높아져




사고 당시 에스컬레이터는 지상으로 이동하는 이용객들을 태우고 정상 작동하던 중 갑자기 일시 정지하더니, 수 초 뒤 뒤쪽으로 밀려 내려간 것으로 파악됐다.

분당선 수내역의 운영 주체는 한국철도공사이지만, 에스컬레이터의 운영과 관리는 별도의 위탁 업체에서 맡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런 가운데 지난 2013년 7월에도 분당선 야탑역에서 에스컬레이터가 역주행하는 사고가 났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상행 에스컬레이터가 갑자기 역주행해 퇴근길 시민 39명이 중경상을 입었다. 검찰 수사결과 사고의 원인은 에스컬레이터 보수정비업체 직원이 수리 과정에서 감속기와 모터를 연결하는 '피니언기어'를 짝퉁 부품으로 교체했기 때문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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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선 수내역 에스컬레이터 역주행 사고 현장. 2023.6.8 /조수현기자 joeloach@kyeongin.com

이렇다 보니 일각에선 이번 수내역 사고 역시 제대로 된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발생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정자교 붕괴에 이어 에스컬레이터 사고까지 이어지면서 1기 신도시 노후화에 따른 각종 사고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고 있다.

시민 A씨는 "이번 사고를 보면서 10년 전 악몽이 떠올랐다"며 "평소 관리가 제대로 됐다면 공공시설물에서 사고가 날 수 있겠느냐. 정자교 붕괴에 이어 에스컬레이터 사고까지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 철저한 조사가 진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철도특별사법경찰대와 한국승강기안전공단에서 진행하는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사고 원인을 파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훈·조수현기자 sh2018@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