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과 여권은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설화 논란을 계기로 '대중 외교'의 스탠스를 확고하게 다져 나가는 모습이다.
대통령실은 먼저 고개를 숙이고 매달릴 일은 없을 것이라는 강공 자세를 펴면서도 중국의 호응에 따라 한중일 정상회의를 개최할 여지도 있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고, 국민의힘은 굽신거리며 국익 훼손의 멍석을 깔아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에 집중 포화를 쏟아 내고 있다.
먼저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향후 한중일 3국 정상회의 개최 가능성에 대해 "중국 측의 호응에 달려 있다"고 했다. "중국이나 일본의 호응이 있으면 회담이 성사될 것이고, 최근의 (주한중국대사) 논란 때문에 호응이 없으면 회담이 어려울 것"이라며 "한중관계에 대해서는 기존의 우리 기조를 의연하게 이어갈 것이다. 먼저 고개 숙이고 매달릴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발표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통해 "상호 존중과 호혜를 기반으로 공동 이익을 추구하면서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를 구현해나갈 것"이라는 의지를 확인한 바 있다.
"먼저 고개 숙이고 매달릴 일 없다"
"싱 대사 선 한참 넘어" 엄중분위기
김기현 "이재명 굽신 국익훼손 멍석"
한편, 대통령실은 싱하이밍 주한 중국 대사가 한국에 대한 고압적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선을 넘어도 한참 넘은 것"이라며 여전히 엄중하게 보는 분위기다.
윤 대통령은 그 연장선에서 전날 비공개 국무회의를 통해 "싱 대사를 보면 위안스카이가 떠오른다는 얘기들이 있다"고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싱 대사의 문제성 발언을 조선 말기 청나라의 위안스카이가 국내에 장기간 머무르면서 내정에 간섭한 일에 빗댄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중국 대사에게 찾아가 굽신거리며 국익 훼손의 멍석을 깔아준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 이제는 광우병 괴담의 선동 전문 시위꾼들과 손잡고 국민을 상대로 또 비과학적 괴담을 조성하고 있다"며 비판 목소리를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한미일 안보실장 회의 참석차 일본으로 출국하기 직전 김포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싱하이밍 주한중국대사 설화 논란에 대해 "한중관계의 건강한 발전에 도움이 안되고 역행하는 그런 일들은 없어야 한다"며 "한중 관계와 관련해서는 상호 존중, 공동 이익, 두가지 핵심 키워드를 중심에 놓고 한중 관계를 발전시키자, 건강하게 발전시키자는 것이 윤석열 정부의 변함없는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