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지사 공약 '경기국제공항' 도의회 질타 속 조례 보류

14일 오전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 제369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의가 진행되고 있다. 2023.6.14 /이지훈기자 [e-mail]

경기도의회 여야가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핵심 공약인 '경기국제공항 유치'와 관련한 조례안을 질타하며 심사를 보류했다. 회기 내 재심의할 예정이지만, 도의 국제공항 추진 의지와 절차 등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며 처리가 불투명할 전망이다.

경기도의회 도시환경위원회(도시위)는 16일 열린 제369회 정례회 1차 상임위원회 회의에서 도지사가 발의한 '경기국제공항 건설 지원에 관한 조례안'에 대해 심사 보류 결정을 내렸다. 이날 여야 의원들 대다수가 회의에서 진행된 조례에 관한 질의를 통해 반대 의견을 공개적으로 내비치면서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 도시위, 조례안 심사보류

여야 반대의견 대다수… 논의필요 입장

"공항 건설 없이 주변시설 건설은 문제"

더불어민주당 김태형(화성5) 의원은 "공항 건설은 국가사무이다 보니, (공항) 근처를 짓는 건 경기도의 사무다. 공항이 건설돼야 주변을 건설하는 건데, 공항 건설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이 주변을 건설하겠다는 것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다"며 "지난 1년 동안 경기도가 정부에 국제공항 건설을 위해 중앙 정부와 어떤 협력, 건의를 했나. 국토부와 회의를 하긴 했나"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조례안 자체에 대한 문제도 짚었다. 도가 경기국제공항의 정의를 '공항시설법 제2조 3호에 따라 경기도에 설치하는 공항이라 칭하고 있는데, 이는 국토부 장관이 지정·고시한 공항'이라고 조례에 명시했는데, 현재 경기도에 국토부 장관이 지정·고시한 공항이 존재하지 않은 상태라 법적 근거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도시위 조례안 검토보고서에도 해당 정의가 법 적용의 기준을 명확히 규정해야한다는 '명확성의 원칙'에 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법적근거 '명확성의 원칙' 부실 지적도

조례 통과 적신호에 타당성 용역도 차질

경기국제공항 추진 과정에서 발생한 지역 간의 갈등에 대한 문제도 지적됐다. 현재 군공항이 위치한 수원과 국제공항 후보 중 하나인 화성은 정치권과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공항 추진과 관련한 반발과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국민의힘 백현종(구리1) 의원은 "김동연 지사가 국제공항 추진에 수원 군 비행장 이전이 전제되는 건지 이 부분에 명확히 입장을 내놓지 않으며 지역 간 갈등을 유발했다. 양 지역의 지자체, 정치인, 지방의원, 주민들 사이 갈등이 계속되고 있는데, 이 모든 분란의 중심에 김 지사가 있다"고 직격했다.

김 지사의 공약인 경기국제공항 추진 의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했다.

백 의원은 "김 지사는 최근 도담소에서 진행된 간담회와 오늘 상임위 방문 모두 국제공항에 대한 의견 피력 등을 하지 않았다. 의도적으로 피했다 생각된다. 김 지사가 논의하고 싶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김 지사가 이 사업을 하려는 의지가 있는 건지, 없는 건지가 객관적으로 판단돼야 찬성과 반대 중 의견을 결정한다. 국제공항 사업이 도대체 무엇인지 명확히 밝혀주질 않고 있다"고 말했다.

경기국제공항 조례안은 도지사가 경기국제공항 건설을 촉진하고 지원하기 위한 시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경기국제공항 주변지역 개발 방향과 재정 지원 등의 사항을 포함한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이번 회기에 조례가 통과될 경우 경기도는 사업타당성 용역에 착수하는 등 유치 활동에 본격 나서게 된다. 반면 조례가 통과되지 못하게 되면 사업 타당성 용역도 차질을 빚는 등 경기국제공항 유치에 브레이크가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한현수 경기국제공항추진단장은 "지난 2월 초에 팀장들 중심으로 국토부를 방문했다. 국토부는 국제공항 관련 예산을 조기 집행할 계획이 없다는 답을 했다. 경기도가 관련 용역을 금년에 진행하면 공유해달라는 의견도 줬다"며 "대부분의 도로, 철도, 항만, 항공 등은 국가사무이기 때문에 경기도가 유치를 지원, 촉진하는 조례다"고 했다.

/고건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