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남시 분당구 아파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부자(父子)가 사상했다.
17일 분당경찰서와 경기도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이날 불은 오후 5시40분께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의 한 15층 짜리 아파트 2층 세대에서 발생했다.
신고 즉시 현장에 출동한 소방당국은 펌프차 등 장비 36대와 인력 120명을 동원해 화재 발생 18분 만인 오후 5시58분께 불을 완전히 껐다.
하지만 2층 세대에서 불을 피하지 못한 주민 A(7)군이 숨졌다. 진화 후 아파트 내부에서 인명 검색 도중 A군은 소사체 상태로 발견됐다. 앞서 같은 세대 화장실에서 질식 상태로 발견된 A군 아버지인 B(40대)씨는 심폐소생술(CPR)을 받으며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받고 있으나 위중한 상태인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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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이 2층에서 위층으로 삽시간 번지면서 연기흡입 등의 피해를 입은 같은 동 주민 10명은 경상을 입고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이 아파트 다른 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3천 세대가 사는 대단지 아파트인데 29년 동안 여기에 살면서 화재가 이렇게 난 건 처음 봤다"며 "검은 연기가 치솟아 미처 피하지 못한 주민이 있을 것으로 보여 안타깝다"고 했다.
대규모 단지인 만큼 화재를 목격한 주민들의 신고가 잇따르며 119에는 관련 신고가 70여 건 접수되기도 했다. 불이 난 건물은 15층 규모에 연면적 6천200여㎡로 60세대가 거주하고 있다. 화재 당시 경보설비 및 옥내소화전은 정상 작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 현장에서 아직까지 범죄 의심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B씨 세대 주민이 원인 미상의 불이 난 것을 미처 파악하지 못하고 화를 입은 것으로 보고 자세한 화재 경위와 피해 규모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르면 내일 소방과의 합동감식이 이뤄질 예정"이라며 "감식이 진행된 후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윤희·조수현기자 flyhigh@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