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와 인천경제자유구역청, 롯데지주와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제조시설 건립에 관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 건립 대상지는 단일 도시 기준 세계 최대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을 보유한 송도국제도시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송도 11공구 내 부지를 확보해 연내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2030년까지 30억 달러를 투자해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제조시설 3개(총 36만ℓ 생산 규모)를 국내에 짓겠다는 계획의 일환이다. 그 출발지로 송도를 택한 것이다. 양해각서는 법적 강제력이 없는 단계이지만, 롯데가 올해 초 인천경제청에 투자의향서를 제출한 점, 송도의 바이오 경쟁력 등을 고려하면 송도 입성이 확정된 것이나 다름없다.

롯데가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제조시설 건립 대상지로 송도를 낙점한 것은 당연하다. 바이오는 인천시 전략산업 중 하나로, 송도에는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 등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이 들어서 있다. 머크와 싸토리우스 등 바이오의약품 원부자재 기업들도 송도에 입주해 바이오 클러스터 활성화에 일조하고 있다. 특히 롯데는 국내 우수 바이오 벤처와 동반 성장을 추구해 바이오 산업 생태계의 선순환 구조를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더욱 기대된다.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이 좀 더 신경 써야 하는 부분은 '바이오 인력 양성'이다. 이는 송도에 있는 바이오 기업들이 줄기차게 요구한 사항이다. 최근 '바이오공정 인력양성센터'와 '제약바이오 실용화센터'가 착공했지만, 내년 말에야 문을 연다. 물론 인천시와 인천경제청이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인천지역 대학 총장들과의 간담회 자리를 만들어 기업 맞춤형 인재 양성에 노력해 줄 것을 당부한 것도 안다.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인력 양성 환경을 조성해 달라는 얘기다.

인천시는 바이오를 비롯해 반도체, 물류, 관광, 스마트 제조 등 전략산업 육성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기업 유치로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활성화를 꾀하겠다는 것인데, 산업 현장 곳곳에선 "일할 사람 구하기가 어렵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숙련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게 가장 큰 문제이지만 교통 불편 또한 구인의 장애요인으로 작용한다.

인천시는 전략산업 기업 유치뿐 아니라 인력 양성에 총력을 기울여야 한다. 이는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유지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일이다. 기업 유치의 궁극적 목적 중 하나가 일자리 창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