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기현 대표가 21일 신문방송편집인협회 주최 초청 토론회에서 내년 총선 전략 중 하나로 '인물'을 꼽았다. 총선이 1년도 남지 않은 시점이어서 그의 인물 수혈에 대한 속내를 읽을 수 있는 발언이다.
그는 지난 21대 총선에서 참패한 당의 현실에 빗대, "우리당은(21대 국회) 의석수가 적어 인물 영입에 대한 탄력성이 높다"고 말했다. 경제적 용어로 말하면 공급에 대한 수요의 탄력성이 높아 새로운 인물을 투입할 것이라는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해석된다.
21대 의석수 적어 '수혈' 시그널
"지도부가 재량권 발휘 키워갈 것"
그는 그러나 기존 당헌 당규상 당원 대 일반(국민) 비율은 50 대 50 그대로 유지하는 등 상향식 공천제의 방향은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대신 신인이나 외부 인사들이 상대적 피해를 보지 않게 당 지도부가 재량권을 발휘해 인물을 키우겠다는 의지도 밝혔다. 그는 "경쟁력 있는 인물이 상향식 공천제에 들어올 수 있도록 재량을 가지고 지원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도를 아무리 완벽하게 만들어도 운영하는 사람이 엉터리로 운영하면 엉망이 되는 것"이라며 "제도가 허술해도 운영을 잘하면 결과는 우수한 것이다. 결국 사람이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런 가운데 당 안팎에서 제기되는 '검사 공천'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김 대표는 대통령과 수시로 통화하고 소통한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여러 차례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검사 공천 없다"고 쐐기를 박았다. 그는 "성공한 대통령이 되려면 이번 총선을 이겨야 하는데, 총선을 이기기 위해 할 수 있는 것이라면 뭐든지 한다는 것은 대통령의 당연한 생각"이라며 "대통령도 마찬가지 (생각)"라고 덧붙였다.
그는 인물론에 앞서 '성과'로 내년 총선에 임하겠다는 뜻도 강조했다.
그는 "국회에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 전 정부가 올린 법인세를 낮추려고 하고 있으나 거대 야당의 반대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에 대한 지원을 위한 칩스법도 마찬가지지만, 그런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비전을 보이는 성과를 내려 한다"고 말했다.
"검사공천없다… 대통령 같은생각"
의총서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받아
현재 '여소야대' 국회에서 거대 야당의 입법 독주를 강조하면서 22대 총선에서 원내 1당을 노리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그런 측면에서 김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열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선언한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서약을 받고 나섰다.
이 대표가 말한 만큼 실천에 옮기자는 압박용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김 대표와 윤재옥 원내대표, 박대출 정책위의장을 비롯한 당내 67명이 '본인은 국회의원 불체포특권을 포기할 것을 국민 여러분께 서약합니다'고 적힌 서약서에 서명했고, 추가로 서명을 이어갈 예정이다.
김 대표는 교섭단체 연설에서 이재명 대표를 향해 "국민들 앞에서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해놓고 손바닥 뒤집듯 그 약속을 어겼다. 국민에게 정중한 사과부터 하는 것이 도리"라고 압박하며 강한 의지를 보였다.
아울러 국민의힘은 김 대표의 또 다른 정치 쇄신책 '의원정수 10%(30명) 축소' 문제도 더 확산해 나갈 것으로 알려져 총선을 앞둔 '김기현호'의 총선 준비가 서서히 시작되는 느낌이다.
/정의종기자 je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