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전기요금 동결' 엇갈린 희비
재룟값 인상속 상인들 한시름 돌려
누적 적자 45조… 팔수록 '운영난'


정부가 올 3분기 전기요금을 동결하기로 결정하자(6월22일자 2면 보도) 자영업자들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누적적자가 45조원 대에 달하는 한국전력공사의 운영난은 더욱 심화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한전에 따르면 올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는 지난 2분기와 같은 ㎾h당 플러스(+) 5원으로 유지된다. 전기요금엔 연료비 조정단가 외에도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등이 포함되지만 다른 요금 항목도 변동되지 않았다.

이에 전기요금 인상은 6개 분기만에 멈췄다. 이번 동결 결정은 올여름 냉방비 부담을 덜기 위한 취지다. 이미 지난 1·2분기에 모두 ㎾h당 21.8원을 올린 상황에서 추가 인상시 국민 여론이 악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그동안 지속적인 공공요금과 식자잿값 상승으로 영업에 차질을 겪던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은 한시름을 놨다는 반응이다.

수원시 팔달구에서 돈가스 식당을 운영하는 이모(40대)씨는 "버티다가 지난달 중순부터 에어컨을 슬슬 틀기 시작했다. 장사 준비할 때나 손님 없는 시간대엔 안 틀고 아껴도 지난달 전기요금이 전달에 비해 15만원 정도 오른 것 같다"며 "본격적인 여름이 시작되면 전기요금이 얼마나 나올지 가늠이 되지 않았는데 (이번 동결 결정으로) 한숨 돌렸다"고 말했다.

경영 정상화를 추진하고 있는 한전 입장에선 반가운 소식은 아니다. 현재 한전은 누적 적자가 무려 45조원에 달하는 등 운영난을 겪는 상황이다. 전기를 팔면 팔수록 적자가 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한전은 지난 4월 기준 전기를 1㎾h를 팔 때마다 28.64원 손해를 봤다.

이에 올해 ㎾h당 51.6원을 올려 2026년엔 전기요금 현실화를 이룰 계획이었지만, 동결 결정으로 제동이 걸리게 됐다. 오는 4분기에도 전기요금이 동결될 가능성은 큰 상황이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전기요금 인상 시 상당한 정치적 부담이 뒤따를 수 있어서다.

전문가들은 결국 나중에 지불할 비용만 커질 뿐이라고 지적한다. 강천구 인하대학교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올해 안 올리면 내년도 누적적자 폭만 커진다. 나중에 지불할 비용만 커지는 셈"이라며 "지역별 전력 공급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계획 중인 송·변전 설비 설치도 지연될 것"이라고 했다.

/김동한기자 dong@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