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공고를 올렸는데 몇 주째 연락이 안와요."

수원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안모(42)씨는 최근 아르바이트생을 채용하기 위해 모집 공고를 올렸다. 시급은 최저임금인 9천620원보다 높은 9천800원으로 책정했다. 하지만 10일이 지났음에도 채용 문의만 왔을 뿐 실제 지원자는 없다. 시급을 올려야 채용될 것을 알지만 각종 물가 상승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안씨는 "최저임금보다 높여 채용 공고를 올렸는데도 지원자가 없다. 아르바이트생들의 눈높이가 더 높은 것 같다. 자영업자 입장에서는 시급을 1만원 이상으로 하면 주휴수당도 올라가고 인건비 지출이 커져서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최근 인건비가 상승하면서 자영업자들이 아르바이트 직원 채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가운데, 대학생들의 희망 시급은 최저임금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영업자들은 시급을 책정할 때 최저임금을 맞추는데도 부담을 느끼는 등 온도차를 보이면서 구인난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알바천국 조사 결과 대학생 희망시급 '1만491원'
자영업자들 "시급 올리기엔 부담" 한목소리
노동계, 최저임금 요구안 1만2천210원 제시


구인구직 아르바이트 전문 포털 알바천국이 대학생 778명을 대상으로 아르바이트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96.3%가 여름방학을 이용한 아르바이트 계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코로나19가 지속된 지난해보다 4.1%p 높은 수치로 코로나19 엔데믹 이후 구직 의사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아르바이트를 찾는 대학생들의 희망 시급은 올해 최저임금(9천620원)보다 871원 높은 1만491원으로 나타났다. 선호 업종(복수 선택)은 매장관리·판매(60.5%)와 카페·디저트(59.4%)가 가장 많이 꼽혔고 관공서(37.2%), 사무보조(30%), 테마·워터파크(16.8%), 호텔·리조트(13%) 등이 뒤를 이었다.

대학생들의 눈높이가 최저임금보다 높다보니 현장에선 구인난이 계속되고 있다. 특히 최근 급격한 물가 상승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시급을 올리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노동계는 22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제7차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으로 시간당 1만2천210원을 제시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보다 26.9% 높은 수치다. 경영계는 최저임금을 업종별로 구분해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동결 혹은 인하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류기정 한국경영자총협회 전무는 "영세·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절박한 현실은 외면한 채 최저임금을 26.9% 인상하라는 것은 이들 모두 문 닫으라는 말과 똑같다"고 밝혔다.

/서승택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