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관계가 긴장 국면에 놓인 가운데 유정복 인천시장이 27일 중국에서 열린 하계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에 참석해 지방정부 간 외교적 협력은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시장은 국내 시도지사 중 유일하게 하계 다보스포럼에 참석했는데, 한중 도시 간 교류를 이어나가는 데 불안정한 요인을 줄이고 일본 도시를 포함한 경제 안보 공동체를 구축하자고 강조해 이목을 끌었다.
유 시장은 이날 오후 중국 톈진시 메이장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하계 다보스포럼 세계경제지도자비공식모임(IGWEL)에서 "도시 차원의 교류 협력은 해당 지역 발전뿐만 아니라 국가 발전을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지방정부 간 외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중 국가 간 외교 마찰이 발생하더라도 지방정부 또는 민간 교류는 유지해야 한다는 게 유 시장 설명이다. 한중 양국은 그동안 안보, 경제, 미중 관계 등 여러 문제로 냉탕과 온탕을 오갔는데, 이 같은 불확실성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유 시장은 "중앙정부의 정치와 외교 영역이 지방정부나 민간 영역의 교류 협력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정부 간 정치·외교 갈등이 발생하더라도 경제·사회·문화 교류는 도시 차원에서 계속돼야 한다"고 했다.
지방정부 간 교류 확대 사례로 인천시가 2016년부터 열고 있는 한중 국제 콘퍼런스 '인차이나포럼'과 인천에서 첫 회의가 열린 '한중지사 성장회의'를 언급하기도 했다.
中 톈진 하계 다보스포럼서 강조
국내 시도지사중 유일 참석 이목
환황해권 경제안보 공동체 제안도
유 시장은 한중일 도시 중심의 경제 안보 공동체 구축도 제안했다. 그는 "한중일 중심으로 새 경제 시스템을 만들고 지역 안보를 같이 책임지는 '환황해권 경제 안보 공동체'와 같은 것을 만들 필요가 있다"며 "주요 도시들이 함께 동북아 지역의 새로운 경제 질서, 안보 증진을 이끌 밑거름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유 시장은 '콘크리트 정글에 물 주기 : 친환경 도시의 성장'을 주제로 한 토론에도 참석해 인천의 사례를 발표했다. 인천 도심 속 녹지를 유기적으로 연결한 남동구 중앙공원과 공원 비율이 38%에 달하는 송도국제도시 조성 사례를 소개했다. 수로와 호수를 연결해 물이 흐르는 친수 공간을 만드는 '송도 워터프런트' 사업을 예시로 들며 각종 시설 개발사업과 친환경 휴식 공간 조성이 함께 추진될 수 있다고도 했다.
유 시장은 토론회에서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자연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자연을 복원하고 시민과 함께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시민이 행복한 도시는 높은 빌딩이나 첨단 산업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했다. 수소, 해상풍력, 연료전지 등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과 국가 목표보다 5년 앞당긴 2045년 탄소 중립 계획에 대한 설명도 있었다.
한편 유 시장은 이날 돌고르수렌 소미야바자르 몽골 울란바토르 시장과 만나 도시 간 협력 증진 방안을 논의했다. 인천과 울란바토르는 2017년 자매결연을 했다. 유 시장은 이 자리에서 인천 청년 창업자들의 울란바토르 진출에 협조를 요청하고 울란바토르와 농업, 환경, 스마트 분야 교류 협력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중국 톈진/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