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28일, 수원에 위치한 한 자동차매매단지를 찾았다. 지난해 여름 폭우로 100대 차량이 침수되며 큰 피해를 입은 곳이다. 당시 저지대에 판매차량을 주차해두었는데, 갑자기 쏟아져 내린 폭우로 인해 침수피해를 입었다. 이 날 만난 매매단지 관계자는 "세단을 기준으로 보면 바퀴 중간까지 물이 순식간에 차올랐다. 단지 내 배수시설로는 감당이 안되는 수준의 비가 한꺼번에 내린 것"이라고 당시 상황을 떠올렸다.
지난해 여름은 그야말로 '국지성 호우'와의 전쟁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번 내릴 때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지는데, 지난해 장마기간 동안 여주시와 양평시는 하루 기준 400mm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했을 만큼 강한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지난해 여름은 그야말로 '국지성 호우'와의 전쟁이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번 내릴 때 엄청난 양의 비가 쏟아지는데, 지난해 장마기간 동안 여주시와 양평시는 하루 기준 400mm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했을 만큼 강한 집중호우가 발생했다.
작년 차량 100대 침수피해 자동차매매단지
원인 '쓰레기' 즐비하고 저지대 위치 그대로
옹벽 무너진 고기동 단지 주민이 보강공사
"1년 지나도 변화없어… 하천정비 그친 수준"
그 결과는 참혹했다. 반지하 주택이 잠겨 사람이 빠져나오지 못했고 도로가 침수되거나 산사태가 일어나기도 했다. 지난해 여름철 집중호우로 수도권에서만 사망자 14명, 이재민 1천570명이 발생했다. 재산피해도 막대했는데, 약 65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원인 '쓰레기' 즐비하고 저지대 위치 그대로
옹벽 무너진 고기동 단지 주민이 보강공사
"1년 지나도 변화없어… 하천정비 그친 수준"
문제는 올여름 장마 양상도 지난해와 비슷할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다. 수도권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수도권의 7월과 8월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높을 확률이 40%로 예측한다"면서 "저기압과 대기 불안정으로 인해 국지적 호우의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올해 역시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지난해와 같은 피해를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올해는 얼마나 대비했을까. 1년이 흐른 지금, 해당 매매단지에는 여전히 판매를 기다리는 차량들이 즐비했다. 침수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배수로는 쓰레기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 허술하게 관리되고 있었다. 또 저지대에 위치해 있어 갑자기 내린 많은 비에 대응이 어려웠다는 지적에 수원시는 탑동 도시개발 사업 용지 내에 실내 주차장 건립 등을 대책으로 고민했지만, 현재 진행되지 않고 있다.
수원시 관계자는 "실내주차장 건립을 검토했지만 탑동 도시개발 사업 용지의 활용 용도와 잘 맞지 않아 현재는 수원시와 경기도자동차매매조합과 다른 대안을 모색 중"이라고 말했다. 또 매매단지가 사유지이기 때문에 배수로 관리에도 적잖은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수원시 관계자는 "폭우 예보가 있으면 미리 (매매단지 측에) 연락해서 차량을 옮기라고 이야기한다. 다만 단지 내부는 사유지 이기 때문에 단지 밖 도로 하수시설을 중심으로 시가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남윤 경기도자동차매매조합 수원지부장은 "외부 주차장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매년 침수 피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불안해 했다.
아울러 지난해 집중호우로 큰 피해를 입은 용인시 고기동 주택단지도 찾았다. 지난해 밤사이 내린 호우로 야산에서 산사태가 나 산 바로 아래에 위치한 집에서 화재가 났었다. 많은 양의 물과 흙들이 합쳐 집을 덮쳤는데, 집 주변을 둘러싼 옹벽과 철제펜스가 무너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다.
1년 후 다시 찾은 해당 주택은 화재가 난 모습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나마 집주인이 직접 업체에 의뢰해 올해 장마를 대비한 보강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또 당시 사고가 난 후 주택 뒷편 야산에 임시 방수포를 씌워놨는데 현재도 그대로였다.
용인시는 당시 상황이 산사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용인시 관계자는 "산 정상이나 하천에서 내려온 물로 인해 토사물이 쓸려 내려오는 게 산사태의 전형인데, 해당 건은 농지로 돼 있고 옹벽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해 산사태로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사유지는 개인 책임이기 때문에 100% 지원은 어렵고 현재 보강 시공은 하지만 비용은 회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언제 쏟아질 지 모르는 비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1년이나 지났는데 변화가 없다. 주민들끼리 만나면 불안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시에서 하천정비는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야산은 사유지라 그런지 뚜렷한 조치가 없다. 임시 방수포도 다 찢어지고 헐었다"고 호소했다.
1년 후 다시 찾은 해당 주택은 화재가 난 모습 그대로 남아있었다. 그나마 집주인이 직접 업체에 의뢰해 올해 장마를 대비한 보강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또 당시 사고가 난 후 주택 뒷편 야산에 임시 방수포를 씌워놨는데 현재도 그대로였다.
용인시는 당시 상황이 산사태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용인시 관계자는 "산 정상이나 하천에서 내려온 물로 인해 토사물이 쓸려 내려오는 게 산사태의 전형인데, 해당 건은 농지로 돼 있고 옹벽이 제대로 역할을 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해 산사태로는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사유지는 개인 책임이기 때문에 100% 지원은 어렵고 현재 보강 시공은 하지만 비용은 회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주민들은 언제 쏟아질 지 모르는 비에 불안함을 느끼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1년이나 지났는데 변화가 없다. 주민들끼리 만나면 불안하다는 말을 많이 한다"며 "시에서 하천정비는 열심히 하고 있지만, 야산은 사유지라 그런지 뚜렷한 조치가 없다. 임시 방수포도 다 찢어지고 헐었다"고 호소했다.
/공지영·김대훈기자 kdh2310@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