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민 삶 속에서 가지고 있는 중요한 문제를 '빠짐없이' 해결하는 것은 물론, 근원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연구에도 힘쓰겠습니다."
주형철(사진) 경기연구원장은 29일 경인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경기연구원의 운영 방점을 묻자, 고민 끝에 이렇게 말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뿐만 아니라,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문제도 살피겠다는 것.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조직개편을 단행, 기후위기 등 거시적인 문제에도 적극 나서는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철학과도 맞닿아 있다.
특히 주 원장은 취임식 당시 현장 목소리를 반영한 실질적 연구를 언급했는데, 이를 위해 취임 6개월간 '경기연구플랫폼'을 강화하고 '도민이 묻고 GRI가 답하다' 등 제도 마련에도 나섰다.
최근 착수한 경기도 은둔형 청년 관련 연구도 이러한 제도를 이용해 도민들의 의견을 반영해 추진한 연구 과제라는 설명이다.
주 원장은 "연구의 비중으로 90%는 현재, 자체적인 연구에 중점을 두려 한다. 이를 위해서는 경기도, 시·군과 가까워져야 하고 도의원, 도내 출자·출연기관과도 소통, 협력하려 한다"며 "당장 쓸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주는 것도 중요하다. 기존 두꺼운 연구보고서 대신 가독성을 높이고 깊이를 더한 '이슈 브리프'를 발간하기 시작한 것도 그 이유"라고 부연했다.
두꺼운 보고서 대신 '이슈 브리프'
꼼꼼한 3개년 연구계획도 '차별점'
인구영향평가센터 도입 인력 확충
여기에 더해, 장기적 과제로 꼽히는 기후위기,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 문제, 경제 위기, 미국-중국 패권경쟁 등 국제 관계 등 앞으로 닥쳐올 미래 문제에도 대비책 마련을 꼼꼼히 살핀다. 단기 성과를 내야 하는 연구와는 다르기에, 주 원장은 '3개년 연구계획'을 세웠다. 통상 1년 단위 연구계획을 세우는 것과는 차별점이다.
주 원장은 "연구계획을 그동안은 연 단위로 세웠는데 연구 비중의 10%는 근원적인 문제를 풀기 위해 긴 호흡으로 추진할 계획을 마련했다"면서 "'미래 전략연구본부' 신설 역시 미래 성장과 실질적 연구를 위한 조직개편 차원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미래 전략연구본부는 경기연구원이 미래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출범한 것으로, 인구 및 사회변화에 선도적 대응 연구, 미래 트렌드 대응 및 혁신성장 도모 등을 담당한다.
또 기존 생태환경연구실은 기후위기 대응 정책 등을 추진하기 위해 '기후환경연구실'로, 저출생·고령화와 지방소멸 등에 대응하기 위해 '경기도 인구영향평가센터'도 새롭게 도입해 전문인력을 확충했다.
주 원장이 현재와 미래에 모두 중점을 둘 수밖에 없는 것은 경기도 자체가 다양성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경제 규모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곳이 경기도"라고 김 지사가 강조한 것처럼, 경기도는 지역마다 특성이 뚜렷하고 농·어업 종사자도 있는 등 지역 현안이 다양하다.
주 원장은 "경기연구원에는 다양한 전문성이 필요하고 '다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단기적 문제에 대응하면서도 중장기적 근원적 문제도 풀어내는 효율적인 프로세스에 대해 지금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했다.
주 원장은 취임 당시 민간, 공공 분야를 모두 아우르는 풍부한 경험이 강점으로 꼽혔다. 대통령실 경제보좌관으로 활동한 이후 민간으로 돌아가려는 고민도 했지만, 주 원장은 "큰 진보는 공공이 만든다고 생각한다. 도민들의 삶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를 개선해 보겠다는 마음가짐으로 도전했다. 떠날 때 작게나마 개선을 이뤄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강조했다.
/신현정기자 god@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