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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오전 시흥시 정왕동 밀집주거지역 골목길의 차선 한 쪽을 불법주차된 차량이 가득 메운 모습. 2023.6.30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

30일 오전 시흥시 정왕동, 반월·시화산업단지에 인접한 이곳은 상가 건물이 밀집한 왕복 4차선 도로 양옆으로 불법주차 차량이 줄을 지어 차지하고 있다. 길을 따라 다닥다닥 붙어 있는 다세대주택 골목으로 들어서면 왕복 2차선으로 구간이 좁아지는데, 이곳 역시 차선 한쪽을 차량이 봉쇄하고 있어 사실상 일방통행과 다름없는 상태다.

차량 한 대가 그 사이를 겨우 지나가는 와중 책가방을 멘 초등학생 여자아이 두 명이 위태위태하게 접근하는 차량을 피해가고 있다. 인근 직장을 다니는 A(30대)씨는 "올해부터 이곳으로 출퇴근하기 시작했는데 차량으로 다닐 때마다 불편하기도 하고 자칫 위험한 상황도 많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후. 산업단지에 인접한 안산시 단원구의 한 밀집 주거지역도 상황은 비슷했다. 주택가와 상권 골목 노란 선 위에 주차된 차량이 도로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다. 전날 비가 내려 도로 전반이 젖어있지만, 이들 차량의 밑부분은 하나도 젖지 않은 모습을 보여 오랫동안 자리를 지킨 정황이 확인되기도 했다.
반월·시화산단 인접 왕복 4차선 도로
불법주차 차량 줄이서 사실상 '일방통행'
상권 골목도 불법 주정차로 통행 불편

주택들 대게 쪼개기로 불법 증축된 경우
많아지정된 가구원 이상으로 거주하기 때문
지자체, 세세한 단속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
이처럼 경기도 내 산업단지 인근 주거지역과 상권 골목은 불법 주·정차된 차량으로 통행 불편이 심각한 실정이다. 도로뿐만 아니라 공원과 학교 등 아이들과 노약자들이 왕래하는 거리 역시 비좁아지면서 인도가 없는 구간은 차량을 피해 좁은 틈을 지나느라 자칫 위험한 상황을 연출하기도 한다.

이는 산업단지 노동자들이 거주하는 주택들이 대개 '쪼개기'로 불법 증축된 경우가 많아 지정된 가구원 이상으로 거주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주거복지센터 관계자는 "생계를 찾아 이주해온 외국인들은 조금이라도 방세가 저렴하면서 일터에 가까운 곳을 찾기 때문에, 이들을 노려 불법적으로 증축된 주택들은 대개 매우 열악하고 기본적인 기능도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고 했다.

지자체에서는 주거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이상 세세한 단속은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이다. 시흥시 관계자는 "상시 단속에 나서고 있지만, 주거지 골목까지 일일이 나서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고, 주거환경 특성상 강제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밝혔다.

/김산기자 mountai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