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서부권 주민들의 숙원 사업인 대곡~소사선 복선 전철이 지난 1일 개통됐다. 고양시~서울 강서구~부천 소사를 잇는 18.3㎞ 노선으로, 수도권 서부 지역 주민들이 1회 환승만으로 서울 도심까지 30분대에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30일 고양시에서 열린 개통식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1시간 이상 소요됐던 구간을 이제 전철로 15분 만에 다닐 수 있게 됐다"며 "대곡·소사 노선에 GTX 망이 더해지면 수도권 서부가 획기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날 기념식은 정치 공방 속에 야권 인사들이 대거 불참하면서 반쪽 행사가 됐다. 국민의힘은 김기현 대표를 비롯한 소속 의원 7명과 원희룡 국토부 장관, 이동환 고양시장 등이 참석했다. 야당은 심상정 의원 등 4명에 그쳤고, 김동연 경기지사, 조용익 부천시장, 노선이 지나는 지역구의 김상희·김경협·서영석·홍정민 의원 등은 참석하지 않았다. 김 지사는 초청장을 받지 못했고, 야당 의원들은 초청장을 받았다가 뒤늦게 취소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경기도의회 민주당 의원들은 지난달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전 도민의 축하 행사로 개최돼야 할 개통식을 얄팍한 정치행사로 축소·왜곡했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장관은 국토부 실무자의 단순 실수라고 밝혔다. 국회 국토위에서 심상정 의원의 초청장이 갑자기 취소된 경위를 묻는 질의에 답하면서다. 하지만 경기도와 야권에선 고의성이 짙다고 보고 있다. 그러면서 정부가 복선 전철 개통을 현 정권의 성과로 만들기 위해 고의로 초청하지 않은 참으로 치졸한 행태를 보였다고 비난했다. 특히 올해 초 화성에서 열린 윤 대통령 참석 행사에도 김 지사가 초청되지 않은 사실을 들어 이번에도 경기도를 '고의 패싱(passing)'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대곡~소사선 개통은 서부권뿐만 아니라 도민 모두가 기뻐할 경사스런 일이다. 개통식이 정치 공방의 빌미가 되는 불미스런 일이 발생했다. 경기도는 사업비의 10%인 1천30억원을 부담했다. 김 지사는 "도민의 교통 편의와 숙원사업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초청 논란은 유감스럽다"고 했다. 야당 의원들은 "문재인 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사업인데 개통식을 준비한 것밖에 없는 현 정부가 치적을 독식하려 한다"고 비판했다. 정부가 할 말이 없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