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결대로 자랄 수 있도록 다양한 교육과정을 마련하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겠습니다."
도성훈 인천시교육감은 최근 취임 1주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다짐을 밝혔다. 도성훈 교육감은 입시에 초점을 맞춘 교육이 아닌, 학생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상상하는 힘을 길러 문제 해결력과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돕는 교육이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그동안은 교육복지와 학생들이 원하는 진로교육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시기였다면, 이제는 이를 발판 삼아 인성을 갖춘 학생들이 올바른 세계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봤다.
도성훈 교육감은 "학생 중심 교육, 한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 교육, 결대로 성장하는 교육이야말로 '학생성공시대'를 여는 인천교육의 철학"이라며 "결코 쉬운 길이 아니지만 우리가 더욱 가야만 하는 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천시교육청은 앞으로도 우직한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는 '우보천리(牛步千里)'의 마음으로 걸어가겠다"며 "학생들이 좋아하고 잘하는 것을 하며 살 수 있는 세상, 시민이 아이들과 더불어 행복한 사회를 위해 여러분과 동행하겠다"고 다짐했다.
신체건강까지 돕는 '읽·걷·쓰 운동' 축제로 만들고 특화 생태전환교육도 연계
2025년 고교학점제, 다양한 과목·교사 필요해 대입 개편안엔 사회적 논의해야
'학교밖 청소년' 조례 제정후 프로그램 더 늘려… '1인 1악기·1스포츠' 확대도
다음은 도성훈 교육감과의 일문일답.
취임 1주년을 맞아 지난 성과를 되돌아본다면.
"지난 1년간 인천만의 특색 있는 교육을 실천하고자 했다. 읽(기)·걷(기)·쓰(기) 시민문화운동, 인천난정평화교육원 개원, 장애학생을 위한 대학형 전공과 운영, 원스톱 민원 기동대 등은 학생과 시민의 마음을 움직인 인천만의 교육이었다. 특히 대중예술고, 글로벌셰프고, 소방고, 바이오과학고에 이어 반도체고, 글로벌스타트업학교 등 다양한 분야의 학교 설립에 힘쓰고, 지역 연계 꿈이음대학이나 메타버스 기반 사이버진로교육원 등 교육과정을 마련해 아이들의 성장을 지원했다.
이와 함께 인천지역 교육균형발전을 목표로 맞춤형 예산 48억원을 투입했고, 신도심 과밀 해소를 위해 지난 5년간 36개의 학교 신설 승인을 받는 성과도 거뒀다.
또 만 5세 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완전한 무상교육을 실현한 데 이어 초등학교 입학 준비금이나 중1·고1 체육복 지원 등 보편적 복지는 넓히고, 다문화·다자녀 가정 교육비 지원이나 희귀 난치성 질환 지원 등 맞춤형 복지는 세심히 챙겼다.
이 외에도 1인 1노트북 보급으로 미래교육 기반을 마련하고, 챗GPT 가이드를 발간하거나 디지털센터를 개소하는 등 디지털 역량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현재 역점 추진 중인 '읽·걷·쓰' 사업은 어떻게 이어갈 예정인가.
"인천시교육청의 '읽·걷·쓰' 시민문화운동은 '책 읽는 인천, 함께 걷는 인천, 글 쓰는 인천'을 뜻한다. 지난 4년간 우리 교육청이 추진해온 '책 읽는 도시' 사업을 토대로 글쓰기와 걷기를 추가한 개념이다.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지난 3년간 아이들이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위축됐기 때문에 신체 건강을 돕기 위해 걷기를 넣었다. 학생 개인의 잠재력은 경쟁 또는 정답 찾기 위주의 교육보다는 질문과 상상, 내면에 대한 고찰에서 시작한다고 생각한다. 현재까지 '읽·걷·쓰'를 통해 1천300명 정도가 읽고 걷고 쓰면서 시민문화운동 확산을 위한 토론에 참여했고, 이달까지 3천명을 채울 것으로 예상한다.
앞으로는 이를 확장해 '읽·걷·쓰 축제'를 만들고, 인문도서 100권 읽기로 학생들이 질문과 사유의 힘을 기르도록 돕겠다.
또 사제동행 걷기 동아리, 학교폭력 예방과 생명 존중 걷기 등 프로그램을 확대 운영하고자 한다. 이 외에도 디지털 대전환 시대를 선도하는 인재 양성, 바다학교와 같은 인천만의 특화된 생태 전환 교육도 연계해 추진할 예정이다."
최근 논란이 된 사교육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 교육부가 공교육 경쟁력 제고 방안이나 사교육 경감 대책을 연이어 내고 있는데, 인천시교육청이 추진하는 '결대로 교육'이 곧 공교육이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방안이라고 생각한다. 오는 2025년 전면 실시되는 고교학점제는 우리 아이들이 선택의 폭을 넓혀서 자기들이 하고 싶어하는 공부를 할 수 있도록 해주는 제도다. 이를 뒷받침하려면 굉장히 다양한 과목이 개설돼야 하고 이를 가르칠 교사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 인천시교육청은 온라인 고등학교를 비롯해 직업계고등학교 환경 개선 등 다양한 준비를 하고 있다.
최근 학부모들을 모시고 직업계고 학교 투어를 처음으로 해봤는데, 학생들의 개별 역량을 찾아줄 수 있는 환경으로 학교가 변하고 있어 놀라운 반응들을 보이셨다.
하나 고려해야 할 점은 고교학점제는 지금의 입시체제와 맞지 않는데, 이번 기회로 2024년 발표할 2028년 대입제도 개편(안)에 대해 깊이 있는 사회적 논의가 필요하다. 교육의 본질을 함께 찾아갈 수 있도록 논의하고, 나아가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 시대에 걸맞은 대입제도를 고민했으면 한다."
인천형 세계시민교육의 꾸준한 추진도 눈에 띈다.
"인천은 다양성과 포용성, 개방성으로 성장하는 희망의 도시다. 이에 맞춰 아이들이 인천을 품고 세계로 향하는 '세계로' 교육을 실천하겠다. 개항장 투어, 인천 길 탐방, 강화~섬~에코 인천 등 3대 에듀 투어를 확대 지원하는 한편 국제기구와 연계한 학생 자치 국제교류, 진로 연계 문화교류형 해외 체험 캠프, 해외 온·오프라인 역사 교류 등 다양한 해외 체험 기회를 늘려나가고자 한다.
또 교과융합형 외국어 교육으로 학생들이 세계시민으로서 기본을 다지도록 돕고, 인천형 글로벌 진로과정이나 해외 대학 교육감 추천 전형을 확대해 학생들이 세계로 나가는 발판을 넓히겠다."
학교 밖 청소년 문제는 어떻게 대응하고자 하는가.
"학생성공시대라는 것은 그 나이 또래 모든 아이를 위한 교육을 포괄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학교 밖 청소년 문제 또한 중요한 과제다. 하지만 현재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해서는 인천시가 각종 지원을 담당하기 때문에 인천시교육청 차원에서 전체적인 계획을 세우지는 못하고 있다. 대안학교나 야학 등 학교 밖에 머무르는 아이들에 대한 지원을 펼칠 근거도 아직 마련돼 있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인천시의회가 학교 밖 청소년 관련 조례를 준비 중이라고 하는데, 인천시교육청도 현행법 체계 속에서 아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검토 중이다.
일단 관련 기관에서 수업을 받을 수 있는 학교 밖 교육과정으로 18개 프로그램을 개설했다. 학교 밖 청소년들은 인천시교육청도 관심을 쏟는 현안인 만큼 관련 조례가 제정된다면 그 이상을 지원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
남은 임기 주력하고자 하는 과제가 있다면.
"민선 4기 첫 1년은 민선 3기에서 4년간 준비했던 인천미래교육의 토대 위에서 교육 격차를 완화하고 인천교육의 큰 변화를 이끌어내는 시간이었다. 그럼에도 학교폭력과 교권 침해, 저출산과 고령화, 사회 갈등과 양극화, 디지털 혁명, 기후위기 등 현대사회는 끊임없이 우리에게 새로운 과제를 부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인천시교육청은 앞으로 3년간의 목표로 '학생의 개인 맞춤형 성장과 공동체성 함양 실현'을 설정했고, 세부 과제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무엇보다도 학생들이 바른 인성과 시민성을 지닌 인재로 자라나는 교육을 실천하겠다.
교육과정 중심의 사회·정서 학습이 이뤄지도록 '1인 1악기' 또는 '1인 1스포츠' 교육 기회를 확대하고, 동물 매개 학습으로 학생들의 정서 치유와 자기 조절 역량 함양을 돕겠다. 이 밖에도 교육공동체 봉사활동 강화, 지역 주민과 함께하는 마을 축제, 장벽 없는 학교문화 조성, 다양성 존중 교육 강화 등으로 '차별과 배제가 없는 공감교육'을 실현해 나가겠다."
/김희연기자 khy@kyeongin.com